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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ISSUE NO. 25

Bob Dylan, 프랭크 시나트라의 곡을 거대한 울림으로 바꿔놓은 밥 딜런의 36번째 스튜디오 앨범



밥 딜런(Bob Dylan)이 느릿하게 ‘I'm A Fool To Want You’를 부르기 시작한다. 여러 사람이 노래했지만 우리 기억 속에서 ‘I'm A Fool To Want You’의 주인공은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다. 그녀의 탁한 목소리 때문에 처절하도록 슬픈 (혼자만의) 사랑 고백은 더 처절하고 더 슬프다. 그렇다면 밥 딜런 버전은? 1941년생. 이미 일흔을 넘은 그가 굳이 처절하고 슬프게 사랑을 노래할 이유는 없겠다. 맞다. 비틀린 그의 보컬이 아니라 한밤의 디제이처럼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노래한다. 그런데 아주 잘 어울린다.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가 갑자기 지워져버리고 밥 딜런의 목소리만 남는다. 그렇게 시작하는 밥 딜런의 36번째 스튜디오 앨범 [Shadows In The Night](2015).


글 한경석 | 사진제공 Sony Music


트랙 리스트를 살펴보면 ‘Autumn Leaves’ 같은 곡도 보인다. 고전을 자기 스타일로 각색한 2010년대 밥 딜런의 커버 앨범일까? 지난 앨범이 2012년의 [Tempest]였으니 3년 만에 신곡으로 채운 새 앨범을 발표하기 벅찼던 걸까? 다른 이의 곡을 불러 휴식은 아니지만 여유를 찾고 싶었던 걸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앨범 수록곡은 적당히 선택한 고전들의 묶음이 아니라 정확하게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가 부른 고전들’이다. 앨범 첫 곡 ‘I'm A Fool To Want You’ 역시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곡인 데다가, 심지어, 프랭크 시나트라가 (공동)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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