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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REPORT

[파라노이드] 안산M밸리락페스티벌 취재노트 6 (마지막)

2년 만에 열린 안산M밸리락페스티벌이 모두 끝났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 역시 많았던 행사였는데요... 아쉬운 얘기들은 마지막에 조금 덧붙이겠습니다. 모터헤드의 필 캠벨과 인터뷰를 마친 뒤... 무대 위에 서 있는 모터헤드를 드.디.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미키 디의 드럼 소리는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칠순을 넘긴 레미는 간혹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네요. 공연을 마친 뒤 팬들에게 피크와 스틱을 나눠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사실 락페스티벌이지만 모터헤드를 모르고 온 관객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셔틀 버스에서 잠시 다른 관객들의 얘기를 엿들었는데, 그들에게도 커다란 인상을 심어준 듯했습니다. 사진은 모터헤드를 즐기는(?) 꼬마와,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앞으로 나와 피크와 스틱을 던져주는 모터헤드의 멤버들입니다~ ^^




모터헤드의 빅탑 스테이지 공연이 끝나고, 그린 스테이지에선 루디멘탈의 공연이 열렸습니다. 올 초에 계획됐던 공연이 캔슬되는 바람에 아쉬워했던 팬들에겐 더욱 의미있는 공연이 되었겠죠? 그 사이 하루 종일 따갑게 내리쬐던 해도 저물고...



그리고, 3일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헤드라이너 푸 파이터스의 공연이 빅탑 스테이지에서 열렸습니다. 라인업 발표 이후 데이브 그롤의 다리 골절로... 혹시 취소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다리의 깁스가 무색하게 열정적이고 멋진 무대를 펼쳐보였습니다. 특히 히트곡 위주로 구성된 세트리스트는 내한공연의 필수덕목(?)인 '떼창'을 이끌어 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해리 벨라폰테의 'Day-O'를 연상시키는 멜로디로 진행된 콜 앤 리스펀스도 관객들에게나 밴드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푸 파이터스의 공연과 함께 2015 안산M밸리락페스티벌도 폭죽과 함께 막을 내렸습니다. 아... 물론 전날과 마찬가지로 그 이후에도 공연들이 이어진 건 알고 계시죠?




사실... 이제 국내에도 많은 락페스티벌들이 해마다 열리기 때문에 페스티벌에 가는 관객들은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갑니다. "비가 올 수 있다", "화장실, 혹은 세면대가 부족해 불편할 수 있다"와 같은 생각들 말이죠. 결국 이 예상들은 모두 적중해서 3일 가운데 이틀은 비가 왔고, 화장실과 세면대는 부족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락팬들의 머리에 큰 자리를 잡고 있는 트라이포트락페스티벌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안산M밸리락페스티벌은 공연의 시작과 함께 SNS에서 불만사항들이 쏟아졌습니다. 트라이포트 이야기를 했지만, 그 때와 다른 부분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지금은 SNS에 올라오는 실시간 반응들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만사항들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진흙때문에 예상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이 된 공연장 관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빼앗아 버렸습니다. 거기에 '장기하의 경우'로 대변되는 과잉 경호 역시 구설수에 오를 여지가 있었습니다. 


물론 장기하는 뮤지션이고 유명인이기 때문에 그의 트윗이 순식간에 리트윗되며 곧바로 사과글이 올라왔습니다. 아, 그 장면을 목격한 다른 분의 포스트를 보면 조금 다른 내용도 있습니다. 장기하가 들어 올려지는 과정에 위험하게 팬스 쪽으로 넘어지려 했기 때문에 경호요원이 그를 잡으려 했다는 얘기 말이죠. 또 장기하를 부축하다가 경호원에 맞아 실명할 뻔 했다는 분의 얘기도 있습니다. 저도 객석에 있었지만, 그곳과는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외에도 경호에 대한 얘기들은 계속해서 올라왔는데, 장기하의 경우에만 신속한 답변이 이어진 것도 관객들에게는 불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사과의 대상이 관객 모두가 아니고 장기하 개인이라는 점 역시 말이죠. 큰 행사를 하는데 있어서 매뉴얼은 필수 입니다. 그리고 그 매뉴얼을 따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생각해야할 부분은 바로 사람, 즉 관객일 겁니다. 관객 위주로 생각하고 관객의 입장에서 행동한다면 이 모든 불만사항들은 많이 줄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어쨌든...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지만 이야기 거리 역시 많았던 또 하나의 페스티벌이 지나갑니다. 쉴 공간이 없어 탈진하고, 진흙에 발이 빠지고, 모기에 물려 고생하고 또 악취를 참느라 고생했지만... 우리에겐 여름 페스티벌이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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