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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인터뷰] 드림캐쳐, “만들어진 그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혼을 담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지켜봐주셨으면 고맙겠다.”


드림캐쳐Dreamcatcher는 한국의 아이돌계 걸 그룹들 가운데 드물게 록과 메탈 사운드를 근간에 담은 사운드를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는 팀이다. 현재까지 총 2장의 싱글과 2장의 EP를 공개한 이들은 타 아이돌계 그룹들과 차별화된 사운드와 활동 콘셉트로 본인들만의 개성을 확고하게 다져가고 있으며, 아이돌 팬들 외에도 록/메탈 팬들 가운데 이들의 활동에 주목하는 팬들이 늘고 있다. 그래서 파라노이드 매거진은 그들의 음악들과 록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해보기 위해 2017년 8월 9일, 이들의 소속사인 해피페이스 엔터테이먼트 사무실에서 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솔직하고 편안하게 인터뷰는 잘 진행되었지만, 지난 호 편집과정이 길어지면서 그룹의 활동시기와 너무 동떨어져 결국 지면에는 싣지 못했다.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타 매체들의 인터뷰와 달리 그들의 록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볼 수 있는 유용한 내용이란 생각은 변함없기에, 2018년 5월 10일에 그들의 두 번째 EP [악몽-Escape the ERA]가 발표된 이 시점에 당시의 인터뷰를 (지난 음반에 대한 구체적 질문 일부만 빼고) 전문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너무 늦었음에 대한 죄송함과 더불어) 소속사와 성실하게 인터뷰에 임해준 드림캐쳐 멤버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인터뷰, 정리 김성환 | 사진제공 Happyface Entertainment


- 록 전문 매거진 파라노이드다. 사실 ‘Good Night’ 노래와 뮤비를 듣고 보면서 이런 기회가 있진 않을까 상상은 잠시 했었지만 우리도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일단 ‘드림캐쳐’로 그룹명을 정하게 된 이유부터 설명을 듣고 싶다. 

지유: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드림캐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 주술품이다. 문이나 창문,잠자리 근처에 걸어놓으면 악몽을 잡고 좋은 꿈을 꾸게 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룹명으로 정하게 되었다. 


- 회사에서 처음에 록 사운드에 기반한 걸그룹을 데뷔시킨다고 했을 때 멤버들의 반응이나 느낌은 어땠는가. 특히 밍스Mings: 7명의 멤버들 중 지유, 시연, 유현, 다미, 수아가 활동했던 걸그룹 활동을 먼저 했었던 5명에게는 변화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지유: 회사에서 BPM이 빠른 록 장르를 콘셉트로 할 것이라고 말했을 때, 매우 충격적이었다. 회사에서는 이런 사운드의 예시로 베이비메탈Babymetal의 라이브 영상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던 거였는데, 그 순간엔 좀 충격적이었는데 들을수록 매력이 있었고, 특히 (음악 속의) 기타 사운드가 멋있어서 점점 빠져들었었다. 

시연: 팀의 콘셉트가 결정되기 이전부터 개인적으로는 메탈 계열의 음악을 좋아했고, 즐겨 들었다. 또한 J-Rock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그룹의 첫 싱글로서 ‘Chase Me’의 가이드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이런 노래를 내 노래로 발표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이 생겼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현: 처음에는 이런 장르가 개인적으로는 생소했고, 마니아적인 요소가 있는 음악이라 조심스러웠었는데, 록에 대해서 점점 듣고 알아가면서 요새는 밴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만큼 좋아하게 되었다. 

수아: 드림캐쳐 음악의 콘셉트를 처음 듣고 알게 되었을 때는 애니메이션에서 들었던 음악의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희망과 꿈에 대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고, 꽤 BPM이 빠른 사운드를 듣고서 “우리가 이런 음악을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멤버들의 목소리 특색도 강한 편이고, 춤도 강하게 출 수 있는 친구들이라 준비하면서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한동: 처음에는 약간 걱정도 됐다. 해본 적이 없었던 음악 장르였기에...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런 사운드에 빠져들게 되었다. 

가현: 기존에는 록 음악이라고 하면 헤드뱅잉이나 밴드적인 부분만을 생각했는데, 이런 음악으로 우리가 어떻게 춤을 추고 노래를 나눠서 부를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안무와 노래 작업을 하며 우리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멋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 이전 싱글들에 대해서도 잠시 질문들을 하고 가야 할 것 같다. 앞선 두 싱글은 모두 ‘악몽’을 타이틀로 삼고 있다. 첫 싱글 ‘Chase Me’와 두 번째 싱글 ‘Good Night’에서 각각 전하고자 하는 스토리나 메시지가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고 싶다.  

지유: 첫 싱글 ‘Chase Me’의 경우에는 드림캐쳐라는 주술품의 원래 이미지를 반대로 구현하여 멤버들이 ‘악몽’이 되어 나오는 스토리를 구성해서 그룹의 강한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한편, ‘Good Night’에서는 뮤직비디오에서 보듯 우리들이 악몽을 잡는 헌터(배우 조동혁이 연기함)와 대결하면서 고분 분투하는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 


- 자연스럽게 두 곡의 뮤직비디오 얘기를 이어가야 할 것 같다. 앞서 대답한 것처럼 일종의 스토리 라인이 있는 작품이라 연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텐데... 작업하면서 어렵거나 힘든 부분은 없었나.

수아: 어렵다기보다는 각자의 악몽들을 ‘Chase Me’에서는 각각 연기를 해내야 했다. 예를 들어서 떨어지는 연기라던가 가위에 눌리는 연기 같은 것들... 그것들의 예시를 보면서 연기를 해내야 했다. ‘Good Night’에서는 유닛별로 묶여 연기를 해야 했기에 서로간의 리액션이나 호흡이 중요했었던 것 같다. 



- 한국에서 록/메탈 쪽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드림캐쳐라는 걸그룹을 처음 알리는 데에는 ‘Good Night’의 공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발표했던 곡들 가운데 가장 메탈적인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멤버들은 이 곡을 소화하면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SNS를 통한 대중들의 반응에 대해선 어떤 기분이었나 궁금하다.

시연: ‘Chase Me’의 뮤직비디오 끝에 나왔던 오르골 소리가 ‘Good Night’의 도입부에서 다시 등장하는 것에서 우리도 처음엔 강한 인상을 받았다. 팬들 역시 그러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는 사운드여서 개인적으로는 더 강렬했던 것 같다. 

지유: 작곡가님이 가이드 녹음을 보내주셨을 때는 잘 몰랐다가, 반주가 완성되었을 때 노래가 매우 메탈 사운드가 강하다고 느꼈다. 절verse부분에서도 기타 사운드가 무겁게 가라앉기에 이 곡이 매우 강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현: 곡 자체가 보컬을 매우 강하게 내지르는 방식으로 녹음을 해야 했기에 처음 녹음할 당시엔 조금은 힘든 점도 있었다.  

시연: 녹음실에서 시원시원하게 부르면서 큰 재미를 느꼈다. 이런 강한 록 비트의 노래들을 부르면서 록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들의 기분을 저도 느낄 수 있었고, 스스로도 에너지가 더 강하게 쌓이는 걸 느꼈다. 


- [Prequel](2017) EP의 보도자료 설명에 따르면, 멤버들이 ‘악몽’이 되기 이전 이야기를 담았다고 적혀 있다.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멤버들은 소녀들이 무엇 때문에 ‘악몽’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시연: 원래 드림캐쳐라는 주술품과 관련된 전설에서는 어떤 아이가 거미를 구해줬는데, 그 거미 여신이 감사의 표시로 준 선물이었다고 나와 있다. 이 연작들에서는 그 설정을 뒤집어 오히려 거미를 죽여 버리고, 이에 분노한 거미 여신이 소녀들에게 일종의 ‘저주’를 내려 악몽이 되는 것으로 만든다.   

지유: 개인적으로 이들이 ‘악몽’이 된 이유는 이 소녀들의 내면에 원래 나름의 ‘악함’이 애초에 존재를 했기 때문에 결국 그 운명을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해봤다. 

수아: 어린 시절에는 모두가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호기심에는 일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 소녀들은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그것을 통해 위험에 빠진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Prequel] EP의 사운드는 프리퀄이라는 콘셉트의 영향이 반영된 것인지 앞선 노래들보다는 좀 더 ‘밝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밴드 중심의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타이틀곡 ‘날아올라(Fly High)’는 여성 작곡가 세이언SEION의 작품이다. 작업하면서 과거 곡들보다 좀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시연: 여성 작곡자가 만든 곡이라서 일단 노래의 가이드 녹음을 받았을 때 여성 보컬의 키에 잘 맞아 연습에 도움이 되었다. 작곡가님이 가이드 보컬을 직접 담당하셨는데, 일본어로 녹음을 해주셔서 신기했다. (* 필자 주: 작곡자 본인이 일본어에도 꽤 능통하다고 함.) 

가현: 이전 두 싱글에서는 녹음할 때 작곡가들이 ‘강하고 세게’를 강조하셨다고 한다면, 이 곡에서 세이언님은 보컬 속에 좀 더 감정을 담아서 노래하라는 주문을 하셨던 것 같다. 


- 작년 8월 5일, 전주에서 열린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에서 밴드를 대동하고 라이브를 소화했다. 방송 활동에서는 대체로 MR로 연습하고 무대에 섰다가 실제 연주에서 안무와 노래를 하는 느낌은 매우 달랐을 것 같다. 

시연: 데뷔 때부터 우리가 가장 바랐던 것들 중 하나가 라이브 세션으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었는데, 이번 활동을 하면서 그 꿈이 이뤄졌다. 무대를 하는 내내 라이브 세션 하시는 분들과 함께 호흡하는 과정 어떤 유대감 같은 게 생겨서 더 기분이 좋았다. 연주는 세종대학 실용음악과에 계신 분들이 밴드를 구성해 담당해 주셨다. 


- 페스티벌 무대에서 라이브를 하면서 느낀 그 날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가현: TV 방송국에서 무대를 할 때에는 아래 방청객들이 조명 때문에 잘 안 보인다. 그런데  페스티벌 무대에서는 관객들의 모습과 표정이 너무나 잘 보였다. 그래서 처음엔 긴장이 되긴 했지만, 공연을 하는 동안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기분이 더 좋아졌다. 

수아: 잘 보이기도 했지만, 우리도 관객들을 더 열심히 보려고 했던 것 같다. 방송국 무대와 달리 우리도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이지 않나. 우리 노래를 애초에 잘 모르셨던 분들까지 신나게 땀 흘리면서 즐기고 놀아주셨던 것 같아서 행복했다. 어떤 팬들은 우리의 로고를 새긴 깃발을 만들어 흔들어주셨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 


- 그간 걸그룹들이 여러 록 밴드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곡을 내거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했던 기억들이 있다. 혹시 기성 록 밴드들 중에서 함께 콜라보를 해보고 싶다면 어떤 팀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가.

수아: ‘Chase Me’때 미야비Miyabi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뻔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무산되었다. 대신 그 분의 내한공연에 가서 인사드리고 공연을 관람했다.

유현: 윤도현 밴드YB 선배님들을 매우 좋아한다. 최근에 더욱 관심이 생겼는데, 전주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라인업으로 오셨던 걸 기억한다. 언젠가는 함께 음악작업 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가현: 개인적으로 전주 페스티벌에서 저희 바로 앞 무대로 섰던 노 브레인No Brain 선배님들과의 기억이 있다. 공연 마치고 들어오시면서 저희들에게 파이팅을 외쳐주셔서 감사했다. 언젠가 이 분들과도 함께 무대에 설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 앞으로도 드림캐쳐의 음악 속에서 록/메탈 사운드가 계속 이어질 확률이 높기에 멤버들도 (처음부터 록 계열을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해당 장르 쪽 음악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게 될 것 같다. 현재 관심 있게 듣고 있는 록 음악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궁금하다.

지유: 보컬 지도 선생님께서 미스터 빅Mr. Big의 음악을 추천받았는데 요새 열심히 듣고 있다. 특히 ‘Voodoo Kiss’를 좋아한다. 

시연: 원오크락One Ok Rock의 음악을 예전부터 항상 들어왔고 팬이었다. 베이비베탈의 음악은 레퍼런스로 듣게 된 이후부터 계속 즐겨 듣게 되었다.  

유현: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의 솔로 앨범을 최근 열심히 듣고 있다. 그룹 때보다는 더 록적인 느낌이 나는 창법을 보여주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불러보려고 연습하고 있다. 

다미: 포트 마이너Fort Minor의 음반을 듣고 있는데 그 리더마이크 시노다Mike Shinoda가 밴드 사운드에서 랩을 하는 모습에 반했다. 특히 영화 [8 Miles]에 참여해서 불렀던 곡을 좋아한다. 

수아: 미야비의 ‘The Others’라는 곡을 즐겨 듣고 있다. 사실은 내한공연에 갔을 때 처음 듣게 되었는데, 그 때 중독이 되었다. 완전히 내 취향이다. 

한동: 린킨 파크Linkin Park의 음악을 좋아한다.   

가현: 베이비메탈 음악을 좋아하고 영상을 많이 본다. 그들은 스토리를 이어서 라이브에서 하나의 콘셉트를 잡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우리도 나중에 공연에서 그런 콘셉트를 잡아 공연해봤으면 좋겠다. 


- 혹시 멤버들 가운데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것을 배우고 있거나, 곡을 직접 작사-작곡을 하는 멤버들이 있나.

시연: 작사는 멤버들이 함께 하고 있고 작곡에 대해서도 지금 조금씩 배워가고 싶다. 나중에는 우리가 작곡한 노래들도 앨범에 싣도록 노력하고 싶다. 


- 록/메탈 사운드 콘셉트의 아이돌 걸그룹이기에 가깝게는 일본의 몇몇 아이돌 그룹들 - 모모이로크로바 Z나 베이비메탈 등에 발맞춘 그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비슷한 콘셉트의 해외 그룹이나 일본에 꽤 많은 여성 록 밴드들과 함께 조인트를 해보거나, 해외 시장에 나서보고 싶은 바램은 있는가?

지유: 이번 활동(2017년 여름 활동)이 끝나면 가을에 일본에 간다. 예전에 프로모션 활동을 한 번 간 적 있지만, 이번에는 하라주쿠 퀘스트 홀에서 단독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필자 주: 이후 그들은 이 공연에 이어 2017년 12월에는 브라질로 건너가 팬 미팅 겸 공연을 진행했고, 2018년 2월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의 주관으로 런던, 리스본,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베를린, 바르샤바, 파리로 이어진 해외 공연을 진행했다.)


- 마지막으로 파라노이드 독자 여러분들과 드림캐쳐의 팬 분들께 한 말씀.

지유: 드림캐쳐가 록 전문 매거진과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기쁘고,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겠으니 지속적 관심을 부탁한다. 

수아: 팀만의 색깔을 만들고 굳히는 일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록 음악을 메인으로 하는 팀으로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려 한다. 지금 응원해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성원 부탁한다. 

시연: 만들어진 그룹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혼을 담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지켜봐주셨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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