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보헤미안, 면도날 기타리스트 등으로 표현되며, 50여 년을 기타 그 자체로 승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 절대 포스를 내뿜으며 지속적으로 다채로움을 확실히 보여준 그의 행보와 앨범들은 여타 비슷한 또래의 기타리스트들과는 차원이 다른 시도와 내용을 과시해오고 있다. “나 여기에 확실히 건재하다!”라고 아주 커다랗게 외치고 있는 그의 포효를 신보는 고스란히 전해준다.
글 성우진 | 사진제공 Warner Music
영국 록 역사에 있어서 소위 레전드 반열의 기타리스트들이 모두 거쳐 간 밴드인 야드버즈Yardbirds는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전신격인 역할을 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미 페이지Jimmy Page,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제프 벡Jeff Beck이 기타리스트였다는 내용만으로도 아주 중요하고 대단한 무게감을 지닌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아주 오래 전 일본 대중음악계에서 주로 사용됐다고 알려졌고 지금까지 통용되다시피 하는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는 좀 오글거리는 표현은 자제하며, 영국이 과시하는 전설적인 원로 기타리스트 3인방 중에서 에릭 클랩튼과 지미 페이지는 대개 “예전에는 정말 어머어마 했었지...”라든지 “전성기 때에는 그야말로 대단했어...” 정도로 말의 끄트머리에서는 애매한 얼버무림으로 마무리 하게 되는데 반해 제프 벡은 매우 독특한 경우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저 한때의 잘 나갔던 활동이나 음악들에 얹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2000년대 이후의 앨범들이나 실험적인 연주 스타일은 30~50대 연령대의 후배들과도 견줄 수 있는 이상의 수준과 시도들까지 갖춘 것은 물론이고 근본적으로 그의 기타 연주 실력 자체부터 퇴색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해왔다. 근본적인 블루스 및 정통적인 로큰롤과 록 스타일을 바탕으로 아방가르드 한 스타일과 파격적인 일렉트로니카적인 시도 등까지 그에게 있어 특정 영역이나 한계는 없어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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