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허희필
메탈의 끝을 파고들수록 청자는 무엇을 느끼는가. 극한의 샤우팅 혹은 막장의 사운드? 사실 그 모두는 으레 거쳐야 하는 터널에 불과하다. 코드는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보컬의 육성은 거세진다. 그로써 현재 귓전을 지배하는 이 음악이 당최 무얼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느끼게 된다. 여기까지가 이른바 블랙메탈(Black Metal) 등의 깊이에서 흔히 체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정신은 갸우뚱해지는 한편 육신은 가쁜 호흡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깊은 수심 속에서도 비교적 뚜렷한 의미를 엮은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함부르크에서 기원하여 독일 슬러지 메탈(German Sludge Metal)의 두 버섯으로 일컬어지는 만타(Mantar, 튀르키예어로 ‘버섯’을 의미)의 신보 [Pain Is Forever And This Is The End]는 그 최근의 기록이다.
※ 파라노이드 통권 35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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