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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VEIL RAZE, “여전히 뜨겁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언베일 레이즈 (사진제공 노머시컴퍼니)

언베일 레이즈(Unveil Raze)는 나고야 출신의 밴드로서 메탈코어를 비롯하여 진보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밴드의 사운드를 만드는 츠요시 이케도(Tsuyoshi Ikedo)가 해머링에 기정 멤버로도 참여하고 있기에 한국의 장르 팬들과도 각별한 친밀감을 공유하고 있다. 2018년 해머링이 주최한 기획 공연 헤비 게더링으로 이룬 첫 내한 이래, 언베일 레이즈는 지난 2024년 5월 25일, 6년 만에 두 번째 막을 올린 헤비 게더링 무대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열린 공연의 리허설에 앞서 밴드를 만나 보았다. 언베일 레이즈는 오는 8월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 첫 진출이라는 겹경사도 앞두고 있다.

인터뷰, 정리 허희필

 


파라노이드 매거진이다. 파라노이드 구독자들에게 소개 및 인사 부탁한다.
츠요시 이케도(Tsuyoshi Ikedo 이하 이케도): 6년이란 시간이 꽤 길어 보였다. 첫 번째 내한 이후 6년이 흘렀지만 나는 해머링(Hammering)에서 활동하며 한국을 오가고 있다. 언베일 레이즈는 코로나-19 때문에 4년간 공연 활동이 정지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6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인터뷰하게 되어 감사하다. 


밴드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료(Ryo Yamaguchi 이하 료), 이케도: 언베일 레이즈라는 말의 본래 뜻은 없다. 그렇지만 ‘벗기다’라는 뜻의 언베일(Unveil)이라는 단어는 나(이케도)의 몫으로, ‘부시다’, ‘파괴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레이즈(Raze)는 나(료)의 몫으로 각각 나누어서 무언가에 분노하고 무언가를 파괴하고 싶은 욕망을 무대에서 원없이 표출하고 싶어서 그런 이름을 짓게 되었다.

나고야 라이브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인상을 전해 받았는데, 해머링과 함께 나눈 현장 분위기가 어떠하였는지 말해달라. 
료: 나고야를 포함해 오사카와 도쿄에서도 투어를 진행하였었다. 얼마 전 나고야에서는 언베일 레이즈를 포함해 덱스코어(Dexcore)와 해머링이 모두 제 기량을 잘 보여주었다. 투어에서 밴드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발산하여 분위기를 잘 끌어올렸기에 모두가 ‘버서커berserker(주: 언베일 레이즈의 대표곡 제목이기도 하다)’였다(웃음).
이케도: 그렇다. 한국에서 해머링이 함께 해주어 분위기가 매우 뜨겁고 든든하며 흥분되었다.

6년 만에 헤비 게더링으로 다시 내한한 소감이 어떠한가.
이케도: 어려운 질문이다. 6년 전 헤비 게더링 이후 다시 내한하여 일단 감격스럽다. 과거에 라이브를 하였던 기억이 상기되어 그리움의 감정이 다시 살아났다. 거기다 이번 공연은 표까지 매진되어 기분이 남다르다. 본래 한일 간의 교류로 시작된 공연이기도 하거니와 노머시 컴퍼니 산하의 여러 공연 가운데 우리가 과거에 함께 하였던 헤비 게더링에 다시 서게 되니 그 점 역시 의미가 있다.

(료에게) 창법에 있어 가장 영향을 받은 보컬이 있는가.
료: 초기 보컬 스타일은 어벤지드 세븐폴드(Avenged Sevenfold)의 엠 섀도우스(M. Shadows)였다. 또한 디르 앙 그레이(Dir En Grey)의 쿄(Kyo) 영향도 받았다. 

(이케도에게) 리프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이 특별히 있는지 궁금하다.
이케도: 리프를 만들 때 항상 다른 파트를 생각하며 만드는 편이다. 특히 미드 템포일 경우에는 파트 드럼 사운드 먼저 생각하고, 그 리듬에 맞추어 리프를 짜기 때문에 밴드의 파트 전반과 총체를 더 집중적으로 여긴다. 메탈 음악이 기타 리프가 중심이 되어 시작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밴드 악기가 함께 만드는 합이 중요하다.

무대에서는 양껏 에너지를 쏟아내는데, 라이브 일정이 없는 일상에서는 각자 개인 활동으로 즐겨 하는 취미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료: 헬스나 에이펙스(Apex Legends)같은 FPS 게임을 즐겨 한다(웃음).
이케도: 요즘은 장르 관계 없이 애니메이션을 찾아본다. 애니와 같은 콘텐츠는 책으로 보는 것보다 아마존 프라임 혹은 넷플릭스를 이용한다. 단행본보다는 진행이 느린 편이라 사람들과 이걸로 이야기를 나눌 때 시간이 소요되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다. 주로 ‘원펀맨(One Punch Man)’ 같은 만화를 즐겨 본다. 그리고 유튜브로는 일본 코미디 프로를 보는 걸 즐긴다(전원 웃음).

무대에 오르며 늘 좋은 컨디션이지 않을 수도 있겠는데, 스테이지 위의 컨디션(생명력)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는가.
료: 생각이 많아지면 긴장하고 실패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저 관객과 함께 터뜨리자는 단순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케도: 항상 잠이 부족하여 매번 좋은 컨디션으로 올라가진 못한다(웃음). 거기다 작업도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완전한 컨디션으로 오르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무대에 오르려 한다.

본래 밴드의 시작이 료와 이케도 2인조였음에도 1집 [Nine] 라인업의 5인조 구성을 거쳐 현재 베이스와 드럼 그리고 기타 한 자리가 다시 공석인 상태다. 불과 얼마 전에 10년을 함께 한 토키야(기타)가 공식 탈퇴하였는데, 어떤 까닭으로 나간 것이며 혹 신규 멤버를 정식 영입할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이케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토키야에게 자세히 말하기 곤란한 가정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팀을 나가게 된 거다. 음악이 싫어진 이유는 아니다. 현재는 세션들을 두고 운영하는 와중에 새로운 멤버를 구인 중이다. 

헤비 게더링에서는 드럼과 베이스 세션으로는 한국 주자들이 참여하는데 트윈 기타의 한 축으로는 일본 현지 주자인 조크(Joek)가 합세한다. 조크와는 어떤 연유로 이번 공연에서 함께하게 되었는가(마침 이 질문을 하고 있던 와중에 조크가 들어왔다).
이케도: 기타 브랜드 카즈 기타 빌리지(Kazu Guitar Village)의 소개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친해지게 되었는데 이번 무대에 특별히 부탁해서 한국에서의 라이브는 처음 하게 된 거다. 원래 조크는 밴드와 세션보다 개인 실연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에 세션 라이브는 아예 처음이다.

조크는 어떤가.
조크: 아직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지만, 이런 라이브 연주 참여가 처음이라 그저 즐겁다(웃음). 

헤비 게더링을 위한 내한 공연을 비롯해 그간 규모를 막론하고 뜻이 있는 기획 공연들에 여럿 참여해 온 입장에서 기획 공연의 매력은 무엇이라 느끼는가.
료: 우선 어느 기획 공연이든 우리를 찾아준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우리가 공연 기획을 하고 참여할 때는 그 목적이 평소에 궁금하고 교류하고 싶었던 밴드들과 문화의 장을 만드는 데 있다. 그 공연의 우선적 목표는 팬텀 엑스칼리버(Phantom Excaliver), 덱스코어 같이 친분이 있는 밴드들과 함께 새로운 밴드를 발굴하고 이 메탈코어 신을 다시 살릴 수 있게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한국에서 이미 한차례 공연을 하였지만, 여전히 뜨겁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우리를 처음 보는 팬들에게도 우리가 이런 에너지를 가지고 일본에서 왔다고 알리고 싶기도 하다. 기획 공연들은 국적을 떠나 화합하기 위해 무대를 선보인다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연초에 발매한 싱글 ‘Face The Fate’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밴드가 가진 사운드의 기본 바탕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현재와 미래에 대해 더 완숙된 결기/의지가 느껴졌는데, 곡을 짓고 부르며 느낀 미래의 모습이 있었는가. 
이케도: 과거에는 기제(Gyze)라는 이름으로 했고, 현재는 개명한 밴드 류진(Ryujin)과 유럽 투어를 돌 당시 핀란드 등지에서 다양한 음악을 들었다. 그 체험을 바탕으로 이 곡을 작곡할 때는 멜로디 같은 부분들은 펑크 같은 느낌을 살려 썼다. 그러면서 기존의 사운드로부터 많이 벗어나는 시도를 하기도 한 것이 ‘Face The Fate’였고, 유럽에서 들었던 여러 음악적 경험과 내가 본래 만드는 곡을 섞어 내다보니 만약에 다시 신곡을 짓게 되면 이처럼 내가 여러 군데에서 받았던 영감을 토대로 그걸 언베일 레이즈의 사운드에 덧입힐 생각이다.

어느덧 활동한 지 13년을 맞은 베테랑 밴드가 되었다. 싱글 관련 질문의 연장인데 앞으로의 계획 혹은 이상(목표)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케도: 앨범 계획은 아직 없다. 다만 앨범을 낸다면 그것이 싱글이 될지 정규 단위의 앨범이 될지 모르지만 만들면 즉시 낼 생각은 하고 있다. 일단 지금까지 해왔듯 싱글 위주의 곡을 주기적으로 발표할 생각이다. 더 높은 목표를 말하자면 조금 더 저명한 기획사/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언베일 레이즈가 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음악을 지속해 나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헤비 게더링 컴백 무대를 통해 언베일 레이즈를 처음 알게 될 청자와 팬도 있을 텐데 그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이케도: 의도치 않게 오리지널 멤버보다 세션 멤버가 더 많다. 다 같이 힘을 합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음악적 진심이 팬들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 같아서 평소보다 몇 배 더 불태우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세션 멤버가 완벽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본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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