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8월 26일. 대전 RS 홀에서는 그리스 출신으로 현재 스웨덴 예테보리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멜로딕 데스메탈 밴드 나이트레이지(Nightrage)의 공연이 열렸다.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 열린 공연. ‘플레이 락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진 ‘인디음악축전’의 헤드라이너로 등장하긴 했지만, 나이트레이지는 자신들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골수 매니아들에게 격한 모시핏과 서클핏을 유도하며 뜨거운 무대를 펼쳐보였다. 공연이 있던 날 리허설을 마친 나이트레이지의 멤버들과 근처의 커피숍에서 나눈 인터뷰를 정리했다. 인터뷰에는 기타리스트 마리오스(Marios Iliopoulos)와 베이시스트 앤더스(Anders Hammer) 그리고 보컬리스트 안토니(Antony Hämäläinen)가 함께했다.
인터뷰, 정리 송명하 | 통역 최성원
반갑다. 한국엔 처음인가. 느낌이 어떤가.
마리오스 처음이다. 무척 놀랐고, 기대보다 좋다.
앤더스 사실 한국이 발전된 줄 몰랐다. 유럽보다 기술적으로 발전되어 있다고 느꼈다. (마침 인터뷰를 진행했던 커피숍에서 무선 호출기가 울리는 것을 보며) 예를 들어 커피숍의 무선 호출기 같은 것 같이. 또 리허설 때 스태프들이 가방을 아무 곳에나 놓고 다녀도 도둑맞지 않을 정도로 안전하다는 점도 놀라웠다.
밴드의 현재 근황이 궁금하다.
마리오스 처음 거스 지(Gus G.)와 나이트레이지의 전신 익스휴메이션(Exhumation)을 만들 때부터 좀 더 큰 밴드가 되고 싶었다. 때문에 그리스를 떠나 스웨덴으로 건너갔고, 다섯장의 음반을 발표하면서 힘들어도 계속해서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토니 밴드 멤버가 모두 자기 돈을 투자해서 힘들어도 음악 좋아해서 활동하고 있다. 유명한 록스타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일본 사람처럼 음악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지난 앨범에서 드럼을 맡았던 요한(Johan Nunez)은 파이어윈드(Firewind) 활동에 전념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마리오스 그렇지 않다. 나이트레이지와 100% 함께한다. 파이어윈드의 중국투어가 먼저 잡혀있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최근 앨범 [Insidious]는 몇 차례 함께 작업했던 프로듀서 프레드릭(Fredrik Nordström)은 믹싱과 마스터링만 담당했고, 전체적으로는 스스로 프로듀스를 한 음반이었다.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건가. 음반을 스스로 프로듀스를 하며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마리오스 그 음반은 그리스에 있는 친구 스튜디오에서 특별한 혜택을 줘서, 연주파트의 많은 녹음을 거기서 했다. 또 보컬은 미국의 친구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그 결과들을 모아 스웨덴에서 작업했다. 지난 앨범들보다 훨씬 편한 작업을 할 수 있었다.
[Insidious] 역시 많은 게스트 뮤지션이 참여한 음반이었다. 곡 작업을 할 때 이러한 게스트 뮤지션들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곡을 만든 후에 결정하는 것인가.
마리오스 두 가지 모두지만, 대체적으로는 만들어놓은 음악을 들으면서 결정한다. 작업을 모두 한 후에 계속 들으며 “아.. 여기는 거스 지야.”라는 생각이 들면 그에게 연락해서 연주를 부탁하는 식이다.
앳 더 게이츠(At The Gates)의 보컬리스트였던 초기 보컬리스트 토마스(Tomas Lindberg)에 비해 현재 보컬을 맡고 있는 앤토니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마리오스 토마스야 원래 유명하니 함께해서 좋았고, 이후 완벽한 보컬 찾고 있는데 안토니를 잘 만난 것 같다. 예전 곡 표현도 잘 맞는다. 토마스보다는 사촌과 같이 가족같은 느낌이 들어 좋다.
앤더스 다양한 스타일 표현을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로울링이나 클린 보컬 모두 마찬가지로 저음과 고음이 모두 가능하다. 자... 그럼 이제 진심을 얘기해 볼까(웃음).
안토니 마음속의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직접 들으니 감동이다. 이런 기회를 준 <파라노이드>에 감사한다. 이 두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친한 친구며 오래된 음악적 선배다.
[Insidious]에 보너스 트랙으로 선곡된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Photography’ 선곡은 의외였다. 멤버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향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나.
마리오스 어렸을 땐 1980년대 메탈을 많이 들었다.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 머시풀 페이트(Mercyful Fate), 베놈(Venom), 세풀투라(Sepultura), 오비추어리(Obituary), 메탈리카(Metallica), 테스타먼트(Testament)... 또 씬 리지(Thin Lizzy)와 같은 하드록도 좋아한다. 나이트레이지는 현대의 메탈 밴드지만 이러한 과거 밴드들의 느낌도 집어넣으려 노력한다.
앤더스 대체적으로 마리오스와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 미국의 하드코어, 그라인드코어 밴드의 음악도 좋아한다. 그들은 열심이다. 오늘 공연처럼 밴드끼리 공연을 만들고 관객이 두 명밖에 없어도 열심히 연주한다. 그들의 그런 점을 배웠다.
안토니 난 메탈 싫어(웃음). 비슷하게 들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스웨덴에 살며 딤무 보거(Dimmu Borgir) 같은 익스트림메탈을 듣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가며 예전 밴드도 듣지만, 새로운 밴드도 계속해서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작부터 본국인 그리스가 아니고 스웨덴에서 음반을 발매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헤비메탈에 있어서 그리스의 상황은 어떤가.
마리오스 그때 그리스에는 좋은 녹음 할 수 있는 스튜디오도 없었고, 무엇보다 프로듀싱을 잘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스웨덴으로 건너갔다. 거기서 프레드릭 노르드스트룀을 만나고, 그 외에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다. 그리스 메탈 신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힘들다. 팬들이 그리스의 좋은 밴드들 공연에 잘 가지 않고 서포트도 잘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힘들다.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앤더스 어딜 가나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 가도 브라질 팀에 대해서 서포트를 잘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스웨덴에서는 그렇지 않다. 좋은 밴드가 있고 많은 팬들이 그 밴드를 서포트해준다.
새로운 음반은 언제 기대하면 좋은가.
마리오스 뚜렷한 계획은 없지만, 이미 20~30여개의 리프를 만들어 놓고 있다. 현재는 소속 레이블은 없지만 내년에 신보 발매를 위해 데모작업과 병행해서 레이블을 찾고 있다.
한국의 메탈 팬에게 메시지를 부탁한다.
마리오스 이렇게 좋은 공연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도프엔터테인먼트의 김윤중 대표와 마하트마(Mahatma)의 윤종갑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한국의 팬과 오늘 밤 멋지고 좋은 공연을 하고 싶다.
앤더스 한국은 정말 놀랍고 좋은 곳 이다. 앞으로도 또 공연을 펼치고 싶다.
안토니 인터뷰 고맙다. 좋은 경험과 기억들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 파라노이드 통권 4호 지면 인터뷰 기사의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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