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로 악의 이야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떠돌이 이야기꾼의 얘기 보따리는 동서를 막론하고 좋은 놈의 순수한 승리보다 나쁜 놈의 사악한 독식에 분노하게 만드는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글 조일동 | 사진 Nigel Crane
악(과 이야기 마지막에 살그머니 등장하는 선)은 단순히 악이 아니었다. 이야기꾼의 혀 위에서 악은 맥락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었고, 이야기꾼의 얘기에 푹 빠진 사람들의 세상을 보는 눈도 덩달아 단순한 이분법을 훌쩍 뛰어넘게 바뀌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꾼은 현실에 없는 허황된 서사 속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진짜로 듣고 싶은 내용이 담겨있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존재할 수 없어 보이는 현명하고 바른 기사에 대한 전설도,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마법사가 세상을 삼키는 이야기도, 그에게 홀린 미친 왕의 광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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