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럭스(Crux)라는 밴드의 이름을 혹시 알고 있다면 아마도 그 음악팬은 1980년대 후반 정말 미치도록 열심히 한국의 헤비메틀 밴드들을 응원했던 이들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988년부터 한 해 한 장씩 공개되면서 시나위-백두산-부활로 대표되는 1980년대 중반의 한국 하드락/메틀의 융성기 이후 그 뒤를 잇는 메틀 세대들의 등용문이 되었던 옴니버스 앨범 시리즈 [Friday Afternoon]을 기억하는 이들이 틀림없다.
글 김성환
이 메틀 옴니버스 기획 시리즈는 1집(1988)에서는 블랙 신드롬과 크라티아, 아발란쉬 등을, 2집(1989)에서는 제로-지라는 걸출한 한국 메틀의 대표 밴드들을 세상에 알리는데 공헌했다. 특히 3집(1990)에서는 이후 대중적 인기 밴드로 메이저 데뷔를 이뤄낸 B612와 지금까지도 한국 메틀의 대표 밴드로 굳건히 서있는 나티(Naty) 등을 배출했었다. 그런데, 메틀 팬들 사이에서도 상대적으로 같은 앨범에 속해있었던 크럭스에 대한 이야기는 락 팬들의 기억 속에 많이 남아있지 못했다. 송설을 비롯한 1980년대 말 전설의 클럽들에서 그들은 열심히 공연을 했지만 멤버들의 군문제가 지속적으로 얽히면서 결국 당시에는 해체에 이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래도 1대 보컬리스트 선종욱과 드러머 신영은 스트레인저의 후기 멤버로 활동하며 [Power Together]라는 옴니버스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행히 멤버들은 1998년부터 다시 재결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2001년부터 다시 뭉쳐 2000년대 중반 이후 홍대보다는 오히려 이태원 지역의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클럽과 미군부대 등에서 공연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봄 밴드 역사상 첫 정규 앨범이 되는 [Elapse With The Relapse]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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