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커트 코베인이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쓰러진 지 20년이 지났다. 그와 함께 너바나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이후 커트의 밴드 동료 데이브 그롤이 드럼 스틱 대신 기타를 붙잡고 시작한 한 밴드는 ‘그런지 그 이후(Post-Grunge)’ 시대가 낳은 최고의 밴드로 평가받으며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락 전문 라디오가 사라져가고, 힙합과 일렉트로닉 등살에 락이 눌려 사는 이 시대에 여전히 1970년대 아레나 락 밴드들의 영광을 이어가는 푸 파이터스가 3년 만에 신보와 함께 돌아왔다.
글 김성환 | 사진제공 Sony Music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사용되었던 미확인 비행 물체를 뜻하는 용어를 그룹의 이름으로 삼고, 너바나(Nirvana)의 드러머가 밴드의 리더와 보컬을 맡는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데뷔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푸 파이터스(Foo Fighters)는 흥미롭게도 그 후 20년간 현재까지 락 팬들이 주목하는 시야의 중심범위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 20년간 이들은 미국 시장에서만 8장의 앨범들과 히트곡 모음집 1장으로 총 1,1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를 거두었고, 활동기간에 갖는 전미 투어에서 이제는 어디서나 아레나급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만큼 관객 동원력도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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