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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인, “이러한 기회에 지금껏 우리나라에 없었던 정규 에픽메탈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눈 덮인 협곡, 그리고 불을 뿜는 용에게 칼 한 자루를 들고 대적하는 무사. 화려한 일러스트로 음반의 내용물을 궁금하게 만드는 랜드마인 정규 1집 음반의 아트워크다. 정식 데뷔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내용을 하나의 콘셉트로 연결하여 국내에 에픽/판타지메탈이라는 영역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고있는 랜드마인의 리더 윤수찬과 가진 인터뷰를 정리했다.


인터뷰, 정리 송명하




반갑다. 파라노이드다.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헤비/에픽메탈밴드 랜드마인Landmine이다.


밴드명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

단어의 의미 그대로 지뢰라는 뜻이다. 멤버 개개인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온화하지만, 건드리면 터져버리는 지뢰처럼 음악을 할 때는 메탈 파워를 제대로 내뿜자는 강렬한 의지를 담고 있다.


현재 밴드 구성원과 포지션을 어떻게 되나. 음반 발매 후 보컬리스트가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새로운 보컬리스트와의 호흡은 어떤가.

기타와 리더를 맡고 있는 윤수찬, 보컬 송진한, 베이스 김대영, 건반 임영환 현재는 이렇게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규앨범을 준비하던 2018년 말부터 밴드의 방향성과 미래를 고민한 끝에 김대영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과 결별하고 새로운 랜드마인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녹음을 시작하고 계속 진행해도 새로운 보컬 멤버의 소식이 없어 객원보컬 변현호와 함께 앨범을 마무리 지었다. 보컬파트가 마무리가 되어갈 때쯤 송진한을 보컬로 영입하였지만 앨범 발매 일정상 이번 정규앨범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아직 곡을 숙지하는 중이다 보니 호흡을 맞춘다는 느낌보다 같이 곡을 익혀 가는 단계 정도다.


랜드마인은 언제 결성했고,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스타일인가.

같은 동호회에서 알고 지내던 드러머 김건과 지인들이 의기투합해 2012년 3월에 밴드를 결성했다. 초기에는 우리만의 음악을 해보자는 취지로 연습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작곡이 내가 만든 곡이기 때문에 그 색깔이 짙었다. 그때 만든 곡들은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쨌든 그러다가 합을 맞추기 위해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의 곡을 연습하다보니 자연스레 헤비메탈에 기존 곡의 스타일이 적절히 섞인 판타지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현재는 에픽 장르로 방향을 굳힌 상태다.


결성 이후 주된 활동은 어떤 게 있나.

대전에서 열린 ‘대흥동립만세’를 시작으로 서울과 부산 등 각지의 크고 작은 클럽 공연들을 했다. 공연들 가운데는 2017년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라이징 스테이지’에서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7년 6월부터 자체 기획공연 ‘메탈 컬렉션Metal Collection’시리즈를 3개월 주기로 진행하고 있다. 음반은 2016년에 EP, 2018년에는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고 2019년 정규1집 [Pioneer's Destiny]를 발매했다.


정규앨범 [Pioneer's Destiny]는 신곡들과 이미 발표했던 곡에 가사를 다시 붙이고 새로 어레인지한 곡으로 하나의 콘셉트를 만든 음반이라고 알고 있다.

기존에 만들어 놓았던 곡으로 앨범을 내기엔 음악의 통일성이나 밴드의 색을 나타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이러한 기회에 지금껏 우리나라에 없었던 정규 에픽메탈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번 음반은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나. 또 이러한 콘셉트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우선 해외의 비슷한 콘셉트의 밴드 음악을 들어보니 여러 곡들의 스토리가 하나의 큰 줄기에서 출발하는 전개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아보고자 했으나 아직 해외와 같은 풀랭쓰 에픽메탈 콘셉트 앨범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판타지 소설 같은 앨범을 만들게 되었다. 왕국, 용, 용사 같은 판타지의 전형적인 클리셰와 상징적인 몇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그것을 모티브로 스토리를 만들어가게 되었다. 앨범의 간략한 스토리는(처음 구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백성들을 착취하며 수탈하는 탐욕스런 왕이 지배하는 왕국에서 보물에 눈이 먼 국왕이 용의 재화를 훔치다 발각이 되고 용의 분노로 왕국이 통째로 쑥대밭이 된 상황에서 용사가 그 용을 처치하고 평화를 되찾는다는 지극히 평범한 판타지 소설이다.


대표곡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이 2개인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6번 트랙 ‘Lost Pioneer’를 대표곡으로 소개하고 싶은데 앨범 스토리의 ‘위기’라고 볼 수 있는 이곡은 모든 것을 잃은 백성들이 영웅을 기다리며 애타게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녹음한 곡으로 다른 곡들에 비해 많은 악기가 사용되었고 가장 에픽메탈스러운 곡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객원보컬로 참여한 신원철(전 라비헴,  현 새하마노)의 포효와 같은 샤우팅이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음반이 전체적으로 매끄럽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기타 사운드가 좀 더 두툼하게 잡히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끄러운 반면 좀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음반을 제작하며 사운드 면에서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언가.

기타 파트의 입장에서는 이야기처럼 건조하고 클래식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각의 곡들의 악기 밸런스를 생각하고 곡 작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앨범의 레퍼런스는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와 안쎔Anthem으로 하였고 보컬이 최대한 두드러지게 포인트를 잡고 곡 작업을 했다.


풀랭쓰 앨범을 제작하면서 지난 EP와 달리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지난 EP를 작업할 땐 지인의 연습실에서 녹음했다. 앰프에 마이킹을 하는 방식으로 수음을 하다 보니 한겨울 강추위에도 난방을 하지 못했고, 처음해보는 작업이라 감을 잡기도 힘들었다. 그에 비해 이번 정규앨범은 그에 비해 녹음 환경이나 작업자의 컨디션 등이 좋았다. 하지만 대전이 아닌 서울에서 작업했던 부분과 대전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9년에 발매를 끝내야 하는 상황이 겹쳐 시간에 쫓기듯 녹음을 진행한 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 했더라면 좀 더 신쓰파트를 구며 넣거나 두터운 사운드를 연구하고 구현했을 것 같다. 


활동 이력에 비해서 음반 외에 머천이나 로고, 재킷 디자인 등 부수적인 부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사실 “밴드가 음악만 잘 하면 되지, 왜 이렇게 유난을 떠니?”라는 말도 들었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이 다들 공감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 공연이 가능한 클럽이나 공연장이 부족하고 이미 있는 곳들은 음향, 시설, 접근성 등이 아쉬운 상황이다. 서울 또는 다른 지역에서 공연을 자주 하고 싶지만 비용적인 문제와 연고지인 대전에서도 인기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름을 먼저 알리자는 계획으로 머천 등의 아이템으로 홍보 해보자 라는 생각을 했다. 스티커, 피크, 티셔츠, CD는 물론 그외의 아이템을 발굴하여 기회가 되는대로 더 많은 것에 신경을 쓰려한다.


재킷의 사진이나, 음반 디자인을 보면서 생각한건데,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나. 특별히 좋아하는 게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것들이 앨범 아트워크에 포함됐다. 베이시스트 김대영은 여러 게임을 하는데 몇 번 같이 해본 결과 많이 한다고 잘 하는 건 아닌 것 같다(웃음).


지난번 쇼케이스에서는 보컬이 바뀐 때문인지 신보 수록곡들이 세트리스트에서 빠져 있어서 아쉬웠다. 혹시 콘셉트 앨범인 만큼 이번 음반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을 다시 준비하지는 않나.

정규 1집 앨범 쇼케이스도 대전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신보의 곡들을 연습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가득한 공연이었다. 추후 연습이 진행되고 현재 공석인 드럼자리의 주인이 나타난다면 앨범 전체를 라이브로 연주하고 공연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 해본다.


2020년의 주된 활동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지난 1년간 앨범준비와 밴드 멤버 구인에 시간과 정성을 쏟느라, 자체 기획공연 ‘메탈 컬렉션’을 중단한 상태다. 2020년에는 중, 하반기에 다시 이 공연을 시작하고 기회가 된다면 여러 록페스티벌 무대에서도 공연하고 싶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많은 무대에 서는 것도 목표다.


이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밴드를 시작하고 약 8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정규 1집을 발매 했다. 우리 음악을 많이 들어준다면 고맙겠지만, 랜드마인이라는 이름만이라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레이블 등 소속사도 없이 만든 앨범이라 부족함도 많지만 국내에서 최초로 한편의 소설로 이뤄진 에픽장르의 앨범에 도전했고, 중2병 같은 내용이지만 에픽메탈이라면 안고 가야할 필연적인 부분들을 감수하며 시도하고 모험했다. 요즘 트렌드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80~9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랜드마인에게 익숙함으로 다가와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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