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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애프터 유, “지난 앨범들이 여러 세대에 전하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Six Of Swords]는 우리의 감정과 기분에 집착적으로 집중해 작업했다.”

2013년, 스윙즈Swingz와 러버 더키Rubber Duckie의 이벤트성 결합으로 탄생한 워킹 애프터 유Walking After U. 그동안 부침도 있고 몇 차례 멤버교체도 있었지만, 무대에서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자신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해온 이들이 2년여 만에 EP [Six Of Swords]를 발매했다. 신보 발매에 맞춰 밴드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인터뷰, 정리 송명하



요즘 근황이 어떤가. 지방을 비롯해서 쉴 새 없이 공연을 하는 밴드인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때문에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원래 세웠던 계획들이 바뀐 것도 있을 것 같다.

알다시피 워킹 애프터 유는 새로운 EP [Six Of Swords] 발매 후 전국 투어를 진행하는 중이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뿐 아니라 많은 뮤지션들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투어 진행 중에 있는 공연들이 취소되지는 않았지만 계속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공연이 없는 주중에는 뮤직비디오 촬영 계획과 새로운 싱글에 수록할 곡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모든 사람들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란다.


현재 멤버는 어떻게 되나.

보컬과 기타에 백해인, 드럼에 아짱, 키보드에 써니 그리고 베이스에 조한겸이다.


베이시스트가 바뀌고 첫 인터뷰인데, 다른 멤버들이 보기에 조한겸은 어떤 멤버라고 생각하는가.

아짱: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항상 채우려고 노력하며, 멤버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비타민 같은 멤버.

써니: 앞뒤가 똑같고 순수하며 항상 웃게 만들어 주는 한겸이!

해인: 꼼꼼하며 사람을 잘 챙기는 따뜻한 분위기 메이커.


이번 음반의 타이틀 [Six Of Swords]는 타로카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들었다. 원래 타로카드에 관심이 있나. 그 가운데 이 카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이미지와 그 카드 각각의 고유한 상징, 다양한 해석과 같은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고, 좋은 감상을 가지고 있었다. 타로카드 중 마이너 시리즈에 있는 ‘Six Of Swords’는 수많은 고난과 상처를 나의 세월에 온전히 새겼고, 현재도 고통스러운 일들로 가득하지만 노를 저어 희망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앨범 커버를 보면 물결이 두 가지로 표현되어 있다. 배가 지나온 (험난했던 여정을 표현하는) 아래쪽의 일렁이는 파도와 배에 탄 이들이 바라보고 향하는 평온한 물길이다. 지난 고통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이 우리들과 너무 닮아 있어, 고민하지 않고 새로운 EP의 타이틀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번 음반을 제작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 앨범들이 여러 세대에 전하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Six Of Swords]는 우리의 감정과 기분에 집착적으로 집중해 작업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게 하자는 각오로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에 매달렸다. 커버도 우리가 직접 그렸다.


곡은 주로 누가 만들고, 가사는 주로 어디서 착안하나. 대체적으로 가사 내용이 어둡다고 느꼈다.

아짱: 어두운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모두가 어두운 마음이 있고, 가사에서 그걸 숨기지 않고 표현할 뿐이다. 주로 내 경험으로 인한 감정, 공연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생각하는 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해인: 나와 아짱이 주로 곡을 쓰고 멤버 전체가 함께 편곡하는 게 보통이다. 실제 경험에 기반을 둔 가사가 대부분이며 최근에는 내가 있는 공간의 느낌, 계절, 분위기 등 복합적인 요소들과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정리해서 쓰고 있다. 아무래도 타이틀에 맞게 지나온 아픈 경험, 노를 저어 나아가기 전 어두운 부분들을 표현했기에 EP 중반부 트랙들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경험이라면 ‘Fuck You’가 나오는 데는 어떤 일이 있었나. 기존에 발표했던 곡에 비해서 블루지하고 그루브가 충만한 코어 계열의 노래라고 생각하는데, 스타일의 변화를 꽤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활동을 하며 피부로 느낀 것들을 표현했다. 나를 대하는 얼굴들의 적대적인 감정을 앞에서는 즐기는 척, 걱정하는 척, 안 그런 척을 하며 뒤에서는 갖은 말들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Fuck You’는 패를 뒤집듯 얼굴을 바꾸는 가식적인 이들에 대한 혐오감, 오로지 말과 입으로 타인을 진흙탕으로 끌어내리려는 이들을 향한 직접적인 분노의 표출이 담겨 있다. 이런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있어 가장 적합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표현할 수 있는 것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공연을 많이 하는 게 밴드에게 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연이 학생 때 그냥 가방 들고 학교 갔다 오는 것 같은 일상적인 생활이 되어버린다던가, 노래를 쓰면서도 “아... 이런 식으로 써서 이 부분에서 관객들의 이런 반응을 의도 해야겠다”라던지... 아 물론 이런 게 나쁘단 얘기는 아니다. 이런 곡들이 해외 밴드의 경우에도 음반에 한두곡씩 들어있기도 하고. ‘Fuck You’나 ‘소리 질러(Shout It Out)’도 그런 노래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하는데, 많은 공연을 소화하는 게 밴드에게 주는 장단점이 있다면.

우리는 한 해에 평균 160회 이상의 공연을 한다. 음악을 업으로 삼은 사람에게 여러 관객과 소통할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고 복이다. 해가 지날수록 그 자체에 더 행복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장점을 하나 꼽아서 말하긴 힘들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대를 가볍게 습관처럼 여긴 적은 없다. 더 다양하고 새로운 부분을 보여주고 싶어 고민하고. 그래서 우리는 공연 도중 관객 분들의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라이브의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 나올 때의 기쁨도 있고. 공연을 많이 하고, 게다가 다양한 시간대의 공연들을 소화하다 보니 그때그때의 컨디션과 분위기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그 공연에 맞는 텐션과 컨디션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물론 멤버의 건강문제 같은 건 큰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공연을 많이 해서 오는 단점은... 글쎄... 다음날 목 돌리기 힘든 거?(웃음)


‘Coda’는 이모 스타일의 곡인데, 워킹 애프터 유의 공식적인 첫 싱글이 이모 스타일이라 그런지 이제 이런 스타일이 밴드에게는 착착 잘 달라붙는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보컬 코러스가 좀 더 잘 살았으면 좋을 것 같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감이다. 다음에 ‘Coda’를 재녹음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코러스 파트를 더 멋지게 살리고 싶다. 녹음 기간 내내 만들어낸 멋진 화음들이 많다. 



밴드 멤버들이 이번 음반에서 꼽는 최고의 곡은 무언가. 

아짱: ‘Sink’. 내가, 또 우리가 너무 힘들었을 때의 마음이 가사로 잘 나타나 있다. 지치고 힘들 때의 마음을 잘 표현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조한겸: ‘Will Walk With You’. 우리 모두 앞으로 나아가다 길을 잃을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써니: ‘Fuck You’. 우선, 들으면 속이 시원하다. 내가 주춤거리거나 참아왔던 감정들을 같이 표출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해인: ‘Coda’. 3년 전쯤, 혼자 취중에 어쿠스틱 기타로 작업했던 곡이 드디어 세상에 나다. 계절의 시작과 끝에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여러분들이 이 곡을 들었을 때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Sink’는 단순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모던록 스타일의 곡인데, 독특한 편곡으로 진행된다. 편곡의 아이디어는 누가 떠올렸나. 의도한 바가 있다면.

해인: 노랗고 작은 불이 켜진 어두운 다락방 안에서 울음을 참으며 노래 부르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저 공허한 마음을 노래하는 가사와, 그 멜로디를 둘러싼 분위기에 집중해 주었으면 하는 방향으로 편곡했다.


나중에 합세한 조한겸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경우, 모두 이전 밴드활동까지 생각한다면 10년 혹은 10년 넘게 활동 중이다.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주목받기도 했고, 일본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록밴드들과 함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갑작스럽고 큰 성과가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분명 밴드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 이런 시간을 지나오며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게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아짱: 음악을 ‘잘’하려고 했던 10년 전의 나였지만,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준 10년의 시간이 너무 가치 있었다. 음악을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을 바꾸게 해 준 과정이었다고 생각할만한 10년이었다!

써니: 시작할 때는 “연주만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나 잘한다”고 뽐내는 게 공연이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면서 음악을 함께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열심히 나아간 10년이었다.

해인: 음악과 나의 모든 부분에서 어렵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고, 뭐든 못할 게 없다는 걸 많은 경험으로 깨닫게 해 준 10년이었다. 


10년 전 막 음악을 시작하려는 나에게로 돌아가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짱: “10년 전 음악을 시작하는 아짱아!! 즐겨라, 인생을!!!”

써니: “여유 부리지 말고, 허세 부리지 말고 모든 것에 연습과 연구를 많이 해!! 정말 필요한 거름이 될 거야!! 할 수 있다!”

해인: “언제나 너 하고 싶은 거 많이, 가능하면 다 하렴.”


‘Will Walk With You’는 밴드가 지나온 이야기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다짐, 그리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서 무대에서 부를 땐 남다른 감정이 들 것 같다.

‘Will Walk With You’는 [Six Of Swords]를 완성시켜 주는 중요한 곡인데, 우리 팬들 앞에서 그 노래를 부를 때는 항상 가슴이 벅찬 느낌이 든다. 아픈 일들을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이겨냈으니 앞으로의 빛날 날들을 향해 의심치 말고 노를 저어 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전국 곳곳의 무대 앞을 채워 준 팬들과 함께 걸어 준 모든 분들께 왜곡되지 않은 진심을 온 마음을 다해 연주하고 부른다.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


2020년 특별히 세워놓은 밴드의 계획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라이브를 계속하자.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즐기자!


이외에 하고 싶은 이야기와 파라노이드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한다.

아짱: “앞으로도 어디에도 국한되지 않고 즐겁게 활동하며 멋진 음악 들려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조한겸: “저희가 가는 길에 여러분도 함께해요!  워킹 애프터 유 파이팅! 파라노이드 독자님들도 파이팅! 저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써니: “워킹 애프터 유와 함께 걸어요!!!!!! 감사합니다!”

해인: “저희 새로운 EP, 즐겁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라이브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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