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페스티벌 무대와 단독공연으로 우리나라와도 친숙한 밴드 가차릭 스핀Gacharic Spin이 새로운 앨범 [Gold Dash]를 발매했다. 음반 발매에 맞춰 드럼/보컬에서 기타/보컬로 포지션을 옮긴 하나Hana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했다.
인터뷰 질문작성 김성환 | 사진제공, 인터뷰 진행 제이박스 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 제이박스 엔터테인먼트
한국의 록 매거진 파라노이드다. 먼저 한참 늦었지만 작년에 밴드 결성 10주년을 맞은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특히 당신과 코가Koga는 밴드를 결성한 원년 멤버로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10주년을 넘어 11년차로 향하고 있는 밴드 활동에 대한 현재 시점에서의 감회가 어떤지 들어보고 싶다.
11년차이긴 하지만 나도 포지션을 바꿨고 새로운 멤버 두 사람도 들어와서 신인밴드 같은 신선한 느낌으로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이 멤버로 새 앨범을 내걸고 ‘47도도부현 투어’중이다. 세계 곳곳이 여러모로 힘든 시기지만 공연이 재개된다면 ‘47도도부현 투어’를 완주하고 싶다.
한국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던 게 2015년이다. 그 이후 두 명의 퍼포머들이 차례로 모두 졸업하게 되었다. 마이Mai까지 그룹을 떠나게 되었을 때, 남은 네 멤버들은 당시 밴드의 미래의 방향을 어떻게 고민했었는지 궁금하다.
졸업은 언뜻 쓸쓸한 듯 보이지만 밴드가 새롭게 진화할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하기 때문에, 고민이라기보다 새로운 밴드로 다시 태어나자는 마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퍼포머들을 영입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보컬과 랩을 겸하는 새 보컬리스트 안젤리나Angelina 1/3와 당신의 자리를 대신해 드럼을 연주할 새 드러머 유리Yuri를 영입했다. 어떤 계기로 두 사람을 영입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원래는 안젤리나와 또 다른 한 명의 보컬이 정해져 있어서 보컬을 완전히 바꾸는 스타일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발표 직전에 탈퇴하게 되었다. 어쨌든 밴드로서 큰 변화는 주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기타/보컬을 하는 안이 나오고, 좋은 드러머를 찾게 되면 그렇게 하자고 생각하고 있던 무렵에 예전에 합동공연을 했었던 유리와 재회했다. “오디션 해보지 않을래?”하고 물었더니 “해보고 싶어!”라며 바로 달려와 줘서, 소리를 맞춰보고 “좋아!”하고 정해졌다.
새 멤버들과의 팀워크도 과거의 댄서들과의 팀워크 못지않게 좋아 보인다. 기존 멤버들이 느끼는 안젤리나와 유리에 대한 인상과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두 사람 모두 인상은 귀여워! 그치만 소리를 내면 멋있어!” 장점은 두 사람 다 긍정적이고 노력가이며, 무엇보다 음악을 좋아하고 밴드에 전력을 쏟아 준다는 점이다.
이번 멤버 영입 과정을 통해 드럼을 더 이상 연주하지 않고 기타와 보컬을 전담하는 포지션 변화를 시도했다. 어떤 이유에서 드럼 대신 리드 보컬 파트에 전념하는 방향을 택했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드럼 연주 때문에 보컬을 함께 하기가 체력적으로 힘들어서였나.
체력은 남아돌아서 지금도 드럼/보컬도 할 수 있다(웃음). 실제로 작년 투어에서는 곡에 따라 드럼/보컬로 공연을 했고, 지금 발매 중인 블루레이 디스크에서는 트윈드럼도 하고 있다. 기타/보컬이 된 건 밴드로서 크게 진화하고 싶었던 것도 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토모조Tomo-Zo가 입원했을 때 특별히 내가 기타/보컬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호평을 받았었기 때문에 이 편성도 시야에 있었다.
과거에는 싱글 발매가 앨범 발매 사이에 1~2장 정도의 싱글 발매가 있었던 것 같은데, 2017년 싱글 ‘Generation Gap’ 이후에는 현재까지 정규작과 EP, 베스트 앨범의 발매만 있었다. 앨범 단위 중심의 활동으로 집중하는 것에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지난 2018년 EP [Go Luck!]은 밴드에게는 최초의 커버앨범이었다. 좀 철지난 질문이긴 하나, 해당 앨범에 선곡된 트랙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었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록 색깔이 짙어지면서 더욱 격렬한 밴드의 컬러가 강하지만, 2018년에는 댄서도 있었기 때문에 보다 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질 수 있는 아티스트의 곡을 선택했다.
새 앨범의 타이틀은 [Gold Dash]다. 앨범의 타이틀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파라스포츠(장애인스포츠)를 응원하는 프로젝트와 관련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금메달을 따러 가겠어! 탈취, 돌진할거야!!”라는 뜻을 담아서 붙였다.
통상반에 나온 일러스트는 ‘악기들’이 합체한 하나의 ‘로봇’으로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 이 커버를 정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여섯 멤버들의 ‘융합’을 상징하는 건가.
그렇다. 6명의 융합, 지금의 우리라는 의미로 지금 멤버, 지금의 악기로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는 과거보다 밴드 자작곡이 아닌 외부 작곡가들이 만든 곡들이 여럿 수록되었다고 들었다. 어떤 아티스트들, 작곡자들의 작품을 받았고, 외부 작곡가들의 곡들을 통해 앨범에 주고자 했던 변화 지향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번에는 사이가 좋은 선배 분들이나 해외의 분들에게도 곡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없던 컬러의 곡을 우리 나름대로 어레인지함으로 가차릭 스핀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분들에게 곡을 받았다.
음반을 들으면서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은 분명 변함없는 가차릭 스핀의 음악인데 좀 더 안정되고 여유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앨범 제작 과정에서 사운드에서 과거와 차별화를 두려고 했거나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지금까지는 댄서를 염두에 두는 어레인지도 했지만 이번에는 보다 밴드사운드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퀀스 등을 최소한으로 해서 좀 더 록으로, 스트레이트로 전하려고 했다.
앨범의 전곡이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곡은 작년 ‘나온노야온’에서도 선보였던 ‘逆境ヒーロー역경 히어로’였다. 어떤 테마를 갖고 쓰인 작품인지, 곡에 대한 소개를 해주었으면 한다.
가차릭 스핀은 몇 번이나 위기를 경험했지만 그 때마다 긍정적으로 극복하며 최고를 갱신해왔다. 어떤 역경이라도 이겨내려고 하는 마음을 모두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들려주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앨범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트랙은 어떤 곡인가 그 이유는.
‘Rewind’. 지금의 가차릭 스핀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레인지로 완성되었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사태로 인해서 일본에서도 공연 등의 활동이 모두 정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 라이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밴드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지 않은가.
어서 빨리 공연도 하고 싶고 모두와 음악을 즐기고 싶다.
새 음반도 나왔으니 2020년 가차릭 스핀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지금까지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차릭 스핀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고 더욱 멋진 밴드로 진화해가고 싶다.
마지막 내한공연 후 5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한국에서 가챠릭 스핀의 무대를 만나고 싶은 한국 팬들이 여전히 많다.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일본 밖 여러 나라의 팬들과 공연으로 만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당장은 아니지만 기회가 있다면 또 해외공연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가차릭 스핀 팬들과 파라노이드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한다.
“지금의 가차릭 스핀의 음악을,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다시 만날 날까지 기다려주세요! 지금이 제일 좋아! 그게 바로 가차릭 스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