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박현준
하임(Haim)의 신보 [I Quit]은 단순한 앨범 그 이상이다. 선언문이자, 고백이며, 마침표이자 쉼표다. 2025년 6월 20일, [Women in Music Pt. III](2020) 이후 5년 만에 발매된 이 앨범은 ‘하임의 새출발’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다. 수많은 밴드가 네 번째 정규 앨범 즈음 겪게 되는 진화냐, 반복이냐의 기로에서 하임은 분명 전자를 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아주 ‘하임답게’ 이뤄졌다. 다소 도발적이고 단정적인 느낌을 주는 앨범 타이틀 ‘I Quit’이란 짧은 두 단어에는 단순한 ‘포기’나 ‘중단’의 의미를 넘어서는 어떤 감정과 선언이 담겨 있다. 마치 그동안 쌓아온 것들, 혹은 기대에 갇힌 이미지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듯한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하임이란 밴드의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솔직하면서도 가장 실험적인 지점에 놓여 있다.
※ 파라노이드 통권 41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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