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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MARCH 2014

Magna Fall, 홍대 클럽 GOGOS 2에서의 열정적 공연을 마치고 채 땀이 마르기도 전에 진행된 그들과의 화기애애한 인터뷰.




3월호 본문에도 밝혔듯이, 인터뷰 분량이 많은 관계로 책에 싣지 못한 전문을 올려드립니다.


인터뷰, 정리 김성환 | 사진제공 Chili Music


- 작년 이후 거의 1년 만에 인터뷰를 갖는 것 같다. 일단 새 EP [Space Kitchen]의 발매를 축하한다. 사실 그간 이번 앨범에 들어갈 곡들이 미리 여러 클럽 공연들에서 소개가 된 바 있는데, 언제부터 이번 음반을 위한 곡들을 만들었는가. 녹음은 얼마동안 진행되었는지 궁금하다. 

David: 일단 작년 7월부터 기본 트랙들을 녹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간에 녹음을 시작한 스튜디오가 갑자기 문을 닫고 공사를 시작하는 바람에 초반에 녹음한 트랙들을 잘못하면 잃어버릴 뻔 했다. 

Kevin: 그야말로 녹음한 트랙들이 상자에 담겨서 문자 그대로 ‘묻혀버릴(buried)’뻔 했다. 

도중모: 현재 양평에 그 스튜디오는 새로 건설 중이라고 들었다. 


- 지난 싱글에 가까웠던 EP [No Mirror]에서는 조금 가볍고 다양한 장르가 소화 가능한 마그나 폴을 보여주었다고 한다면 이번 신작은 확실히 첫 EP [Japan]에서 지향했던 밴드 사운드의 원형 쪽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음반의 수록곡을 정하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는지 말해 줄 수 있는가.

David: 처음에 이번 앨범에 들어간 곡들을 쓰기 시작한 것은 거의 작년 1월부터 5월 사이였다. 그 때는 김태일의 스튜디오를 사용했었고, 이 곡을 쓰면서는 라디오헤드(Radiohead),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등의 음악들을 많이 들었고, 곡들 속에 보다 개방되면서도 큰 사운드, 그야말로 이번 앨범 제목처럼 ‘우주적인’ 큰 공간감을 담으려고 시도했다.    


- 앨범의 타이틀이 [Space Kitchen]이다. 왜 부엌(Kitchen=MIX)이라는 단어를 ‘우주(Space)’와 결합시켰는가. 나름 심오한(?)의미를 담고 있을 것 같다. 간단히 설명해 달라. 

David: ‘Space’란 앞서 말한 대로 크고 우주적인 사운드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Kitchen’에는 여러 가지 재료를 ‘섞는다(Mix)’는 의미가 들어있다. 

Kevin: 바로 그 두 단어를 결합하면서 지난 EP들에서 우리가 만들었던 음악들 역시 ‘크고 우주적인’ 느낌을 만들기 위해 여러 장르적 락 사운드가 결합되고, 뒤섞여 있었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가 말하는 스페이스락(Space Rock)이란 말은 과거부터 사용되어 온 해당 락 장르와는 조금 다른 의미지만.  

도중모: 우리는 잼(Jam)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가 갖고 있는 아이디어들을 다 융합하면서 마그나 폴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들었음을 제목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음반의 첫 트랙 ‘Ssssoma’는 그간 라이브에서도 자주 만났던 곡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곡의 내용과 주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준다면.

Kevin: 이 곡의 타이틀은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 나오는 일종의 마약같은 약물 이름에서 따왔다. 소설 속에서 그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이 약을 먹고 모든 근심, 걱정을 다 망각하게 되는 것으로 설정되어있다. 이 곡도 그렇고 앨범의 다른 곡에도 그런 부분이 나오지만 일종의 디스토피아적인 정신적 마비 상태를 그린 노래라 할 수 있다. 


- 타이틀 곡에 해당하는 ‘Muskapple’은 정말 하드락 기타 리프 특유의 매력이 가득하다.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곡인지 궁금하다. 또한 왜 제목을 ‘Muskapple’로 붙였는지도. 

Kevin: ‘Musk’는 동물이 교미 상대를 끌거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발산하는 분비물(냄새)을 말하며, ‘Apple’은 성경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에도 나와 있듯이 일종의 (성적) 욕망과도 맞닿아있다. 

David: 그야말로 본능적 욕망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Kevin: 사실 이번 EP 수록곡들의 제목을 정하는 데에는 근래에 사운드가든(Soundgarden)의 컴백 앨범에 담긴 곡 중 하나인 ‘Bones Of Birds’에서 영감을 얻은 것도 있다.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은 참 훌륭한 작사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가 정한 제목들에서 보여준 역설적이거나 쉽게 조합하기 힘든 요소들을 결합하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 ‘Feathers of Cats’에서는 기존 두 멤버 이외에도 확실히 새 멤버들의 연주력이 곡에 매력을 배가시킨다. 두 새 멤버들 모두 어떤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 밴드에게서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도중모: 내 경우에는 역시 클래식락 -레드 제플린, AC/DC-의 영향이 정말 강했던 것 같다. 케빈과 데이빗과 술을 마시면서도 항상 이들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게 바로 내가 이 밴드에 가입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그 외에 존 사이크스(John Sykes),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밴드를 거쳐간 기타리스트들의 고전적 연주를 좋아한다. 

이연수: 앞서 말한 대로 나 역시 중모와 취향이 거의 비슷하다. 레드 제플린이나 클래식락 연주자들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 마지막으로 마그나 폴의 팬들과 파라노이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도중모: 그냥 지나가면서 듣는 것보다는 ‘왜 이 사람들이 음반까지 내면서 이 음악들을 완성했는가’에 대해 집중하면서 들어주셨으면 한다. 좋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웃음)

이연수: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공연도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고, 놀러 와서 오늘 공연에서 외국인들이 보여준 것처럼 신나게 즐겼으면 좋겠다. 음반 역시 (온라인 음원으로라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Kevin: 아직까지 우리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아마도 우리가 ‘새로운 음악들’을 당신에게 들려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홍대 인디 씬에서 당신들이 여태 들어봤던 음악과는 확실히 다른 음악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David: 엔지니어링도 그 어느 때보다 잘 된 음반이다. 음반을 듣고 맘에 들면 공연장에도 와서 함께 즐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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