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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MARCH 2014

Black Hole,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밴드, 희망을 건네다.



[Hero](2005) 이후 9년만이다. 4곡의 디지털 싱글과 5곡의 신곡이 더해진, 확장된 EP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Hope]를 발표한 블랙홀. 이번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은 블랙홀이다. 블랙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람을 담아봤다.


글 조일동 | 사진제공 WinENT


1. 2000년 가을

2000년 10월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오후의 뉴욕 시내는 한가로웠다. 연휴를 앞두고 가족과 친지를 만나러 도시를 떠난 이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었으리라. 센트럴 파크에도 운동하는 이들보다 애완견과 함께 망중한을 즐기는 이들의 숫자가 더 많게 느껴졌다. 공원 내 경찰의 안내로 우리가 탄 차량은 한 무대 뒤편으로 안내되었다. 다음날 추수감사절을 맞아 뉴욕의 한인을 위한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관악기가 더해진 6인조 미국인 밴드는 우리 귀에 익숙한 트로트를 포함한 몇몇 한국 노래의 반주를 리허설하고 있었다. 무대 뒤에서 기다리는 사이, 마이크 테스트가 이어지고, 함께 간 당시 인기가 높았던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반주가 아니라 노래 전체를 그대로 틀어놓고 체크하는 것으로 봐서 다음날도 립싱크를 할 요량인 모양이었다. 방송을 통해 익숙한 노래 몇 곡이 흘러나온 후, 나는 블랙홀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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