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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ATRAZZ,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이 참여해 더욱 완성도를 높인 헤비 & 하드록의 교과서.

1986년 [Dangerous Games]가 발매되고 34년 만에 내놓은 알카트라즈(Alcatrazz) 신보는 추억을 송환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어느덧 일흔 두 살로 접어든 나이와 무관하게 완벽하리만치 퇴색되지 않은 명연의 향연이 펼쳐진다.  
글 박국환

헤비 & 하드록에 걸 맞는 최고의 보컬리스트 그레이엄 보넷(Graham Bonnet)의 최신작이다. 그가 레인보우(Rainbow)와 마이클 솅커 그룹(MSG), 포스필드(Forcefield), 임펠리테리(Impellitteri)에 이르기까지 몸담고 있는 곳마다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창법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고음에서도 음색이 가늘어지지 않으며 복식호흡과 두성을 통한 중음이 강조된 샤우팅 창법은 성대에 무리가 갈수도 있겠지만 가성을 주로 사용하는 보컬리스트들에 비해 생명력 있고 임팩트를 전달하기 용이하다. 

일부 원로 뮤지션들이 세월이 지난 후 전성기 때에 비해 퇴보한연주력과 가창력을 보여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선사한 것과 달리 본 작에서 보여준 그레이엄 보넷은 전성기 때와 비견될 만큼 원숙미가 배어있는 진정한 고수의 면모를 갖췄다. 여기에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과 스티브바이(Steve Vai)에 견 줄만큼 출중한 기타리스트 조 스텀프(Joe Stump)의 이론과 기술을 겸비한 기타연주는 밴드에 날개를 달았으며 창단 멤버인 키보디스트 지미 월도(Jimmy Waldo)와 베이시스트 게리 시어(Gary Shea)는 알카트라즈의 든든한 엔진으로 포진되어 있다. 

기타 아밍 다운(Arming Down)과 마크 벤케치아(Mark Benquechea)의 투 베이스 드러밍으로 포문을 여는 첫 곡 ‘Born Innocent’는 우정 출연한 크리스 임펠리테리(Chris Impellitteri) 특유의 초인 같은 속주와 순발력이 귀를 잡아끌며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의 ‘Children Of The Grave’만큼이나 리듬이 독특한 ‘Polar Bear’에서는 그레이엄의 하이 톤 샤우팅 창법이 돋보인다. 일본의 기타 거장 노조무 와카이(Nozomu Wakai)가 참여한 멜로디를 중시한 현란한 속주, 이어지는 에이트 핑거는 제프 왓슨(Jeff Watson)을 떠오르게 한다. 암울한 아르페지오에 더블링(Doubling) 기타솔로가 눈에 띠는 ‘We Still Remember’는 스티브 바이 시절의 알카트라즈의 명곡  ‘Desert Diamond’가 연상되는 팝 적인 코드진행이 신선하다. 여기에 켄달 존스(D. Kendall Jones)의 모듈레이션 & 딜레이가 사용된 기타솔로는 바이의 연주처럼 독창적이다. 

조 스텀프는 잉베이 맘스틴의 영향을 곳곳에서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트랙이 ‘London 1666’에서의 솔로다. 어쩌면 잉베이 보다 정돈되고 톤 메이킹은 더 부드럽다. 그러므로 미려하고 유려하게 들린다. 라이오트(Riot)의 베이시스트 돈 반 스타 번(Don Van Stavern)이 여러 곡에 참여했지만 이곡에서의 묵묵히 받쳐주는 베이스 라인이 흥미롭다. 긴장감을 조성하며 시작되는 ‘Paper Flags’는 어나이얼레이터(Annihilator)의 제프 워터스(Jeff Waters)의 원초적인 불꽃속주의 향연을 맛볼 수 있으며 스티브 바이를 염두에 둔 ‘The Wound Is Open’은 아밍에 의한 피치변화가 이색적이다. 

전 트랙을 통틀어 가장 빠른 기타 솔로가 돋보이는 ‘Body Beautiful’, 시종일관 속주가 펼쳐지는 가운데 블루지하며 선이 굵은 연주가 돋보이는 ‘Warth Lane’는 토니 마틴(Tony Martin)과 더 케이지(The Cage)에서 활동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기타리스트 다리오 몰로(Dario Mollo)의 연주다. 앨범 전체를 통틀어 음악적 실험성이 돋보이며 그레이엄의 다양한 창법의 시도가 담겼다. 연가처럼 들리는 ‘For Tony’는 복고풍에 걸 맞는 편곡으로 헤비 & 하드 락 앨범과 무관한 관악파트의 등장이 산뜻하다.

BORN INNOCENT
2020 ○ Silver Lining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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