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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 GOO DOLLS, 구구 돌스가 선사하는 12번째 ‘기적의 명약’.

최근 ‘탑골가요’라고 해서 1990년대 큰 사랑을 받았던 가요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현상들로 인해 1990년대 추억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하는데, 이 글의 주인공인 구구 돌스 역시 ‘탑골팝송(?)’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을만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컨트리 포크적인 분위기로 시작해서 드라미틱한 구성으로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했던 명곡 ‘Iris’는 90년대 탑골팝송 리스트에 빼놓을 수 없는 노래다.
글 박현준

1990년대 중반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 맥 라이언(Meg Ryan) 주연의 멜로물 ‘시티 오브 엔젤’에 사용된 발라드 ‘Iris’는 1998년 그해 가장 많은 라디오 방송횟수를 기록하면서 18주간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 1위를 차지한바 있다. 참고로 당시에는 싱글로 발매되지 않은 곡들은 싱글차트(Billboard Hot 100)에 오를 수 없던 시기였기 때문에 ‘Iris’는 싱글차트에 진입하지 못했다.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Iris’의 드라마틱하면서도 멜로우한 분위기는 이후 밴드를 상징하는 어떤 분위기처럼 되어버렸고,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Here Is Gone’, 슈퍼트램프(Supertramp)의 곡을 커버한 ‘Give A Little Bit’, ‘트랜스포머’ 1편 O.S.T. 가운데 ‘Before It's Too Late’ 등 수려한 멜로디의 곡들로 2000년대 차트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록 스타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해나갔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국내에서 구구 돌스(Goo Goo Dolls)는 1990년대 후반 ‘Iris’로만 기억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도 꾸준히 좋은 곡들을 발표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고, 2010년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메이저 밴드로서 훌륭한 커리어를 이어왔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내에서만 400만장이상의 세일즈를 기록한 [Dizzy Up The Girl] 발매 20주년 기념 투어를 돌았는데, 북미 투어가 모두 매진이 되었을 만큼 밴드와 팬들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12번째 스튜디오 앨범 [Miracle Pill]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프론트 맨 조니 레즈닉(Johnny Rzeznik)은 신작 [Miracle Pill]에 대해 “누구나가 필요로 하는 인위적인 메시지나 힐링이 될 만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격동의 시기를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때문에 앨범에 담길 곡들을 쓰려고 할 때 무언가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앨범은 소셜 미디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힐링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으며, 밴드 특유의 컨템포러리 팝/록의 전형적인 사운드로 가득해서 듣기에도 큰 부담이 없는 트랙들이 포진되어 있다. 

앨범의 첫 싱글은 타이틀곡인 ‘Miracle Pill’로 조니 레즈닉은 자신이 지나온 순간들에 빗대어 만든 곡이라고 한다. “지난 시간 함께했던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기도 했고, 도움도 받았는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로부터 배우며 함께하면서 나아질 수 있었다”라는 말과 더불어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외에도 밴드가 지나온 영예의 순간에 관한 회고록 같은 두 번째 싱글 ‘Money, Fame & Fortune’, 피아노 기반의 멜로디가 주도하는 ‘Indestructible’같은 곡은 기존 구구 돌스의 음악보다 더욱 팝튠이 가득한 컨템포러리 팝 스타일의 멋진 트랙이다.

 


1987년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발매했을 당시 구구 돌스는 펑크의 조상(!)이라 불리는 직속 선배 뉴욕 돌스(New York Dolls)의 뒤를 이어갈 펑크 밴드로 출사표를 던졌던 팀이다. 이번에 공개한 신작 [Miracle Pill]까지 총12장의 디스코그래피를 보유하기까지 네오 펑크, 얼터너티브, 어덜트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팝/록까지 다양한 음악적 연대기를 이룩해낸 밴드이다.  보컬/기타 조니 레즈닉, 베이스 로비 타칵(Robby Takac), 드럼 마이크 마릴린(Mike Malinin) 라인업이 전성기 시절 멤버지만, 드러머 마이크 마릴린이 2014년을 며칠 앞두고 밴드를 탈퇴하면서 현재는 2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구구 돌스는 우리에겐 어쩌면 오래된 기억 속의 밴드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여전히 미국 팝/록 신의 최전방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메이저 밴드로서의 실력과 명성을 12번째 스튜디오 앨범 [Miracle Pill]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MIRCALE PILL
2019 ○ Warner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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