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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HKAMEL, “각 악기 파트의 톤을 살리기 위해 애썼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 김수나 ❘ Studio DINGDING

메쓰카멜(Methkamel)이 두 번째 정규앨범 [Circle]로 돌아왔다. 지난 2021년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메탈 앤 하드코어 부문 후보로 올랐던 [20th Century](2020) 이후 5년 만이다. 앨범 발매에 맞춰 멤버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했다.

인터뷰, 정리 송명하

 

두 번째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언제 작업에 들어가 언제 끝났나.

서진호 2023년 11월 28일부터 2024년 12월 15일 마스터링 완료까지 13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며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서진호 모든 부분이 소중하지만, 특히 각 악기 파트의 톤을 살리기 위해 애썼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오래전부터 해외 음반의 장벽(믹스,마스터링)과도 같은, 원 소스의 중요성에 대한 민감한 환경(어쿠스틱룸)의 구성, 기타 앰프 마이킹의 각도 등 분석 없이 불가능한 부분에 상당한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 그들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첫 앨범과 이번 앨범 작업 시 가장 달라진 게 있다면 어떤 게 있나.

서진호 좀 더 세세한 작업의 분할로 볼 수 있겠다. 유리한 환경을 찾아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기타와 보컬을 각각 다른 곳에서 녹음했다. 각 환경의 분석을 통해 원하는 소스 확보를 위한 부분이다. 

 

멤버 교체가 있었는데, 3인조 밴드라 힘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특히 기타, 보컬을 함께 해야하는 부분에 있어서 녹음은 더빙을 통해 가능할지 몰라도 라이브는 다를텐데.

서진호 2022년 가을에 드러머 강윤아가 정식으로 가입했는데, 원래 처음 팀을 시작할 때 섭외하려 했지만 불발되었고, 여러 멤버를 거처 결국 함께하게 됐다. 기타의 박지온이 개인사로 인해 떠나게 되었고, 현재 3인조로 구성이다. 강윤아의 평소 습관적 클릭(MTR) 트레이닝으로 3인조 편성도 충분히 가능하고 효과음도 첨부하여 전혀 허전함 없는 공연이 가능하다. 보컬과 기타를 겸하는 건 시작부터 해 온거라 숙명과도 같은 부분이기도 하다. 하드 트레이닝을 겸해야 하고... 예를 들어 마스크 쓰고 런닝머신이라던지(웃음). 기타만 쳐도 숨이 차지만 두 배의 업무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긴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고 있다.

 

강윤아는 노이지(Noeazy) 시절과는 다른 음악인데, 메쓰카멜에 합류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또 메쓰카멜에서의 연주는 어땠나.

강윤아 서진호와는 노이지 초창기에 마하트마(Mahatma) 공연에 참여하면서 알고 있던 사이고, 그냥 막연하게 ‘기타 조지는’ 음악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은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2015년도에 갑자기 전화로 니켈백(Nickelback) 같은 밴드 같이 하자고 해서, 뭘 그런 걸 하자며 거절했었다(웃음). 그때 그 밴드가 결국은 지금의 메쓰카멜이 되었고, 2022년에 다시 제안해서 합류하게 되었다. 사실 원년 멤버 일 뻔했던 것. 단순 노트에 스테미너를 요하는 장르라 처음에는 적응기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잘 융화되고 있다. 정통같으면서 아닌 듯한 여러 복합적 요소가 합쳐진 진행이라 상당히 재미있다.

 

장현일은 이제 두 번째 정식 앨범이다. 첫 앨범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한 번씩 치고 올라와서 존재감을 발휘해도 좋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살짝 아쉬웠다.

장현일 베이스 기타로서 첫 번째 앨범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곡의 절반 정도 저음(drop)현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헤비메탈의 특성상 기타와 유니즌 플레이를 주로 하게 되는데 드롭 튜닝곡에 맞춰 다운 튜닝을 하게 되면 기타에 비해 베이스기타는 튜닝도 잘 틀어지는 일이 생겨 특수한 세팅을 해야 했다. 덕분에 공연 때 두 대의 기타를 대동해야 한다. 첫 번째 앨범과 비교하면 베이스 녹음이 몇 배는 잘 되었고, 개인적으로 80% 정도 만족한다. 존재감을 발휘하는 연주는 앞으로 새로운 악곡의 편곡 과정에서 표현해 볼 예정이다.

 

앨범 타이틀을 ‘Circle’로 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서진호 모든 순환의 고리에 기생하는 만물들의 형태로, 결국엔 원점인 허탈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경험을 통해 모이는 잔인하고 아름다운 데이터로 뻔히 인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복적 학습에 우월한 착각이랄까. 인간 만의 사고와 가치관들로 인한 욕심, 그 틀에서 벗어나 구름위를 항해하며 지구를 벗어나 다른 세계로 나가려는 욕망, 결국엔 익숙함의 노예였다는 걸 인지한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그레고리안 찬트를 넣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면.

서진호 그레고리안 찬트는 아주 오래된 최초의 음악이기도 하다. 반주 없이 불리는 중세 시대의 엄숙함과 또 한편으로 느껴지는 두려움은 답 없는 미로 속 혼돈의 시작을 알리는 그들의 귀띔과도 같은 여운이다.

 

실제 현악기 연주자를 초대했는데, 멜로디 같은 건 미리 부탁을 하는지, 아니면 함께 상의해서 하는지. 결과는 어떻다고 생각하나.

서진호 뮤지컬에서 연주했던 분을 소개받아 미리 만들어진 악보를 제공하고 느낌과 전반적 흐름 그리고 미디로 이런저런 소스를 표현한 음원도 참고해 진행했다. 연주에서 나오는 감정표현력이 좋았고 원활한 소통으로 녹음했다. 첼리스트분도 처음 해보는 연주 패턴의 녹음이라 상당히 재미있다는 후기를 남겼다. 아는 사이건 그렇지 않건, 중요한 건 세세한 소통과 이해, 공감이다.

 

대표곡의 가사와 쓰게 된 동기를 알려준다면.

서진호 ‘Maze’다. 눈앞에 펼쳐진 건 높은 벽, 멈출 수 없는 삶과도 같이 우뚝 서있는 압박감의 연속에 대체 왜 내가 여기에 있는지 간절함을 호소하는 곡으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디딤이지만 현실의 괴리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두의 모습이다.

 

멤버들이 추천하는 베스트 트랙을 꼽는다면.

장현일 모든 곡이 좋지만 ‘God Of The Sun’이 연주하는 재미가 있어 좋다.

강윤아 ‘God Of The Sun’이다. 서진호가 만든 초안이 마음에 안들어서 버리려고 하던 걸 내가 편곡을 뒤집어엎어서 살려낸 곡이라 애착이 간다.

서진호 ‘Blackswan’을 좋아한다. 아트록 요소를 과하게 넣고 싶었지만, 단순한 노트로 진행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을 모든 생명체에 이 곡을 바친다.  

 

반면에 가장 힘들었던 곡이 있다면.

장현일 모든 곡이 좋지만 모든 곡이 어렵다. 헤비메탈, 쉽지 않다!

강윤아 연주가 힘든 건 ‘Pyramid’다. 빠른 편은 아니지만 계속 ‘때려 박는’ 노래라...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숨이 턱 끝까지 찼다. 녹음할 때 고생한 건 ‘Blackswan’. 이 노래 어렵지 않다고 저녁으로 라면먹고 녹음하러 갔다가 다른 노래 두 배로 헤맸던 기억이 강렬하다.

서진호 난이도는 쉬운 게 없었지만 ‘God Of The Sun’ 리프 연주할 때 조금 하드했던 기억이 있다.

 

멤버들의 건강 문제로 작업기간이 오래 걸린 것 같은데, 같은 작업이 이렇게 늘어지면 좀 텐션이 떨어질 것 같다.

서진호 멤버들이 아니고 리더인 나에게 문제가 있어 2개월 정도 텀이 생기고 2024년 3월부터 베이스 녹음을 다시 시작했지만, 일렉트릭 기타 녹음 과정에서 앰프 마이킹 녹음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어 예정보다 늦어지게 되었다. 요즘 대부분 기타 녹음은 다이렉트 레코딩으로 하는 편인데, 역시나 직접 앰프 마이킹으로 해야 내추럴하면서 공격적인 사운드가 나온다는 걸 다시금 확신하였다. 기다려 준 멤버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믹싱, 마스터링 등 후반 작업에 관해.

서진호 믹스는 마하트마 1집의 인연이 있던 이호 엔니지어와 함께했다. 현 아크뮤직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 같은 장르를 정말 오랜만에 한걸로 알고 있다. 주로 교회음악 위주로 하는 곳인데 경건하고 신선한 느낌으로(웃음). 레퍼런스 음반의 분석과 파트별 세세한 요청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최종 마스터링은 1집을 했던 스웨덴 파시네이션 스트리트(Fascination Street)의 토니 린드그렌(Tony Lindgren)이 한 달여의 기간 동안 멋진 마무리를 해주었다. 역시 유럽 본토의 느낌은 강렬했다.

 

질문 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서진호 어느덧 4년이란 시간이 흘러 2집을 발매하게 되었다. 모든 팀이 다 그렇듯 척박한 한국에서 메탈 음악을 한다는 건 정말이지 외로운 여정이다. 지금도 고뇌하며 팀을 이끌어 가는 모든 분께 경의를 표하며 메쓰카멜 2집에도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 한정된 지면으로 파라노이드 통권 40호 지면에 실리지 못한 인터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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