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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ION FORCE, “일루전 포스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 걸 목표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

ⓒ Yuichi Tamura

일루전 포스(Illusion Force)는 한국(보컬)-미국(베이스)-일본(트윈 기타, 드럼)의 3국 라인업을 완전체로 하여 활동 중인 멜로딕 스피드메탈, 파워메탈 밴드이다. 2018년 결성 이래 6년 차에 이른 지난 2024년 12월 밴드는 정규 3집 [Halfana]를 발표하였다. 해당 신보는 아시아권 밴드로서는 드물게, 메탈의 명가로 정평이 난 프론티어스 레코드를 통하여 발매된 의의가 뚜렷하다. 그리고 앨범을 이루는 구성물은 그에 부응하듯 옹골지다. 오랜 시간 일본에 거주하며 밴드의 목소리를 맡고 있는 전진과 신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서면 인터뷰로 나누어 보았다.

인터뷰, 정리 허희필

 

<파라노이드> 매거진이다. 밴드와 보컬 개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다국적 파워메탈 밴드 일루전 포스다. 나는 이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한국인 멤버 이라고 한다. 이번에 멤버 대표로 이 인터뷰에 응하게 되어서 영광이다. 일루전 포스의 멤버는 한//3개국 멤버로 구성되어 있으며, 트윈 기타 겸 리더인 일본 출신의 시로마루(Shiroumaru) 형제(유야yuya, 조지george), 드럼에 제이드(Jade), 베이스는 미국 보스턴 출신인 올리에(Ollie Bernstein), 그리고 보컬은 한국 사람인 내가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일본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 외 여러 밴드와 합동 공연 및 오프닝 액트와 투어 등을 중심으로 활동 중에 있다.

 

진 개인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 본다. 일본은 언제 처음 가게 되었으며, 처음 들은 음악이나 음악을 만나게 된 순간이 기억에 있다면 말해달라. 

나는 2007년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당시에 나는 밴드음악이 하고 싶었고, 당시에 일본에는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이 많았기 때문에 어린 마음에 막연히 일본에는 밴드가 많구나, 일본에 가서 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본에 가게 된 것이다. 원래는 노래를 한다거나 밴드를 할 생각은 없었지만, 중학교 시절에 우연히 딥 퍼플(Deep Purple)‘Black Night’를 듣게 되었고 그 후에 밴드 음악에 심취하여 추후에는 김경호, 야다(Yada) 등의 음악을 거쳐 메탈음악에 빠지게 되었다. 추후 일본의 거장 밴드 비즈(B’Z)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일본에 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본인도 알다시피 하이 테너로서 음역대가 방대한데, 발성에 대해 탐구하는 입장으로서 실제로 진이 낼 수 있는 최저음과 최고음이 궁금했다.

음역대를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우리나라식으로 말하자면 아래로는 가운데 도를 기점으로 밑으로는 미~파 정도 위로는 4옥타브 레 정도인 것 같다. 실제 라이브나 일루전 포스의 곡에서 사용되는 음정은 밑에 라부터 3옥타브 시 정도 인 것 같다. 예전에는 흔히 말하는 두성이나 흉성 이런 것들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기본적으로 호흡에 비중을 두고 노래하다 보니 평소에 따로 음정을 생각하며 노래하지 않게 되었다. 음정은 어디까지나 표현의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느 곡이건 그 곡에 맞는 톤과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노래하며 영향을 느끼는 보컬리스트나 아티스트가 있는가.

노래하며 영향을 느낀다기보다는, 내 노래의 베이스가 된 여러 보컬을 시대 순으로 간단히 이야기해 본다면 조 린 터너(Joe Lynn Turner),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 그레이엄 보넷(Graham Bonnet), 제임스 라브리에(James Labrie), 돈 도켄(Don Dokken), 저프 테이트(Geoff Tate), 롭 록(Rob Rock), 에두 팔라시(Edu Falaschi) 정도가 될 듯하다. 예전에 노래 연습을 하면서 내가 느끼기에 이 사람은 여기가 멋있다 하는 부분을 가져오려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보컬로 참여하고 있는 아시안 쏘울(Asian Soul) 프로젝트의 결성 계기나 지향점 등에 관한 설명도 듣고 싶다.

아시안 쏘울(Asian Soul)은 평소에 내 노래를 눈여겨 보던 프로듀서가 내 활동의 범위를 넓혀주시기 위해 만들어 준 커버 프로젝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나는 평소에 메탈 뿐만 아니라 1970~80년대의 팝/하드록도 즐겨 부르는데, 당시 일본의 상황(버블시기)을 고려, 일본에서 그 당시 유행했던 팝송을 커버하여 그 곡들이 가지는 상징성과 함께 그때의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켜 보자는 것이 이 프로젝트 결성의 취지 및 계기였다. 모든 것이 프로듀서 주도로 이루어졌고, 덕분에 일루전 포스뿐만이 아닌 싱어로서 나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현재는 달에 1번씩 정기 공연을 하고 있으며, 지난달(2)에 일본의 대선배 밴드인 어쓰 셰이커(Earth Shaker)의 명곡 2곡을 각각 한국어/영어 버전으로 각색하여 음원사이트에 공개하였다. 앞으로도 커버 곡을 기반으로 활동해 나갈 예정이니 잘 부탁드린다.

 

세 개의 국적을 가진 멤버끼리 만나고 뭉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해달라. 

의외로 만남에서 그렇게 드라마틱한 전개는 없었다. 시로마루 형제는 나와 서로 다른 밴드인 썬더 폴(Thunder Fall)에서 활동할 때 서로 안면을 텄던 상태였고, 실제로 각각 다른 밴드에서 활동할 때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오퍼도 있었다. 그때는 나도 다른 밴드인 제로 파이터(Zero Fighter)에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했지만, 내가 예전 밴드에서 나오고 추후에 그가 새로운 밴드를 만든다고 했을 때, 내가 먼저 연락해서 보컬로 가입하게 되었다. 올리에의 가입 타이밍이 우연같이 들어맞았는데, 그 당시 올리에는 일본에서 일본 스타일의 파워메탈 밴드가 하고 싶어서일본으로 넘어온 지 반년도 안 된 상황이었다. 시로마루가 아는 지인을 통해 그를 소개받았는데, 올리에는 버클리 음대 출신의 드럼을 제외한 올 라운더 뮤지션이었고, 노래와 기타에도 능통하고 작곡 능력도 출중하였지만, 보컬과 기타는 이미 자리가 차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가입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일루전 포스 활동 이외에도 자신의 솔로 앨범 [Ousiodes] 제작과 여러 해외 밴드와 함께 연주하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었다. 드럼은 위에서 말했던 아는 지인인 겐스(Gensui)였다. 이전부터 시로마루의 밴드에서 서포트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일루전 포스 밴드 활동 초기에도 서포트 멤버였지만, 1집과 2집 사이에 정식 멤버로 가입하여 2집 제작 후에 건강상 문제로 안타깝게 탈퇴했다. 추후에 들어온 제이드는 비공개 오디션으로 발탁이 되었고, 현재까지 일루전 포스의 대들보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밴드의 신보에 관한 부분으로 넘어가 본다. 사전에 예고됐다시피, 프론티어스를 통해 발매된 작품이라는 점이 아무래도 유의미한데 프론티어스 측에서 먼저 일종의 러브콜을 보낸 건지, 프론티어스와 관계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하여 말해달라.

일루전 포스는 활동 시작 이후 수많은 해외 밴드의 오프닝 액트를 해왔다. 밴드 시동 직후 첫 라이브를 솔드 아웃으로 마무리 한 후, 운이 좋게 일본에 해외 밴드들을 초빙하여 이벤트를 기획/운영하는 회사와 연이 닿아 해당 회사가 운영하는 이벤트에 오프닝 액트로 출연을 몇 번 했다. 그때 왔던 밴드의 팀원 중 한 명이 프론티어스의 직원이었다. 하지만 그 직후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여 몇 년간 해외 초빙 공연은 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19가 풀리고 난 후 재개했던 이벤트에서 그 직원과 재회하였고 후에 프론티어스에서 흔히 말하는 러브콜을 받았다. 오프닝 액트는 연주 시간이 15분밖에 주어지지 않는 와중에, 대부분의 다른 밴드는 오프닝 액트에 관심을 별로 주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시간을 내어 일루전 포스를 보고 당신들은 재능이 있다, 포텐셜이 있다.”라고 말해주었고, 몇 년이 지난 이후에 다시 만나 다시 만나서 반갑고 앨범 잘 듣고 있다.”라고 말해주며 자연스럽게 프론티어스에서 신작을 내게 되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네.”하는 느낌이었다

 

앨범 타이틀의 뜻에 대하여 설명 부탁한다.

이번 작품 [Halfana]는 작품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조어(造語)이다. 일루전 포스의 앨범은 각각 스토리를 가지는 콘셉트 앨범인데, 1, 2집과 EP는 같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번 3[Halfana]는 세계관은 같지만 독립적인 스토리를 갖는다. 따라서 작품 중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주체적인 메시지를 관통하는 단어 ‘Halfana’가 앨범의 타이틀로 낙점되었다

 

지난 2집의 ‘Sazareishi’에 이어 이번에도 신보에서 ‘Hibari’라는 타이틀의 시리즈로 엮인 대곡이 수록됐다. 그렇듯 파트를 나누어서 대곡적 스케일을 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이번 ‘Hibari’ 시리즈에도 스토리나 의미가 있다면 들려달라.

앨범 스토리 상 같은 타이틀로 엮은 조곡을 넣는 것이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리더 겸 펀곡자인 시로마루 본인이 말하기를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일루전 포스의 앨범 또한 기승전결의 구성을 띠고 있는데, 이번 3집의 조곡은 전체 스토리 중 승()의 클라이맥스와 전()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하고 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전쟁의 시작과 끝 그리고 희망이며, 이 앨범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니만큼 청자분들께서는 이것이 일루전 포스 음악의 정수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듯하다. 그만큼 여타 메탈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실험적인 요소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으며, 파워메탈뿐만 아니라 블랙메탈, 스래쉬메탈의 테이스트(taste)도 찾아볼 수 있으니, 메탈 음악이지만 일루전 포스의 조곡은 듣는 음악혹은 감상하는 음악으로서 즐겨주었으면 한다. 물론 다른 곡은 장르 음악으로 즐기면 된다

 

전작의 뭇 수록곡도 그렇지만 신보 역시 어떤 면에선 상당히 힘 있거나 희망찬, 다시 말해 메이저 스케일의 만화 주제가 같은 트랙을 담고 있다. 청자로서 그런 부분이 일루전 포스의 일관된 특색이자 재치로 느껴지는데 그런 감상이나 감각을 의도하고 트랙을 만들었는지가 궁금하다. 

일루전 포스의 음악은 아직도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앨범 작업은 멤버 전원이 각각 데모를 작성하여 그 가운데 다수결로 곡을 정한다. 이때 앨범의 전체적인 트랙 리스트가 나오게 되며, 앨범의 색깔이 정해진다. 이 작업에서 여러 곡이 나오게 되는데, 여기에서 멤버 전원이 서로 들어왔던 음악과 성향이 매우 짙게 나타난다. 특히 이번 3집에는 시로마루 형제 중 동생인 조지가 쓴 곡이 가장 많으며 특유의 경쾌함과 메이저 스케일의 곡은 대부분 조지의 곡들이 많다. 이것은 그가 말하는 지극히 일본의 오타쿠 혹은 2차 창작물, 동인 문화와 관련된 음악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반면에, 나와 형인 유야가 쓰는 곡은 마이너 곡조가 많고, 조지가 쓰는 곡과 비교하면 일반적인 파워메탈 곡의 곡조를 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아시아의 느낌과 색채를 넣으려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곡에 잘 반영 되어, 이번 3집 같은 경우에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올리에가 쓰는 곡들은 특이하게도 가장 일본적인 곡인 경우가 많다. 엔카와 제이팝을 좋아하고 곡 전체에 그러한 느낌들이 녹아들어 있으며 이론에도 정통하여 곡이 전체적으로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과 아이디어들을 모아 모든 곡을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 내는 편곡 작업을 하는 것이 리더인 시로마루 유야이다. 이 작업에서 실험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고, 때로는 잡다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수많은 악기의 멜로디 안에서 마치 하나의 선같이 깔끔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형식을 그리고 일루전 포스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 걸 목표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

 

신보 발매 이후 예정된 투어 등도 있고, 현재 다수의 클럽 공연을 진행 중인데 보컬로서 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하는 편인지도 말해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목이 건조해지지 않게 신경을 쓰는 편이다. 평소 생활할 때나 잠을 잘 때에도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무언가 세균의 기운이 느껴질 때는 무조건 가글을 하고 약을 먹는다. 그리고 가능한 한 라이브를 할 때에는 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노래하려 노력하고 있다. 근육이 지쳐서 목소리에 힘이 떨어지는 것은 한두 시간 라이브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지만, 목을 혹사하면 아예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있으니까. 라이브가 가까워지면 수면 시간과 목캔디 등에도 신경을 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발성 관련 유튜브를 자주 본다. 항상 많은 공부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일루전 포스의 다음 내한은 언제가 될지도 궁금하다.

현재 기획하고 있는 것들이 몇 건 있지만 잘만 성사된다면 올해 안으로 다른 멋진 밴드와 내한 공연이 이루어질 것 같다

 

독자들과 일루전 포스의 팬, 그리고 메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일루전 포스의 팬 여러분과 독자 여러분 그리고 메탈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다! 비록 타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먼 곳에서나마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삶의 활력소가 되었으면 한다. 메탈을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이 있기에 우리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언제나 감사드리며, 이번 앨범 [Halfana]도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감사하다.

 


 한정된 지면으로 파라노이드 통권 40 지면에 실리지 못한 인터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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