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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CKBERRY, “재밌는 인디 밴드가 되고 싶다. 그게 진짜 인디 아니겠나.”

메탈코어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4인조 밴드 크랙베리(Crackberry)는 한국 메탈의 현재를 사수하고 있다. 밴드가 존재하며 활동할 수 있는 자리 어디에서든 임희윤(리더, 베이스, 작곡), 김효주(기타, 작곡), 송명섭(보컬, 작사), 박기택(드럼, 작곡)으로 이루어진 크랙베리의 출력 높은 사운드를 접할 수 있다. 지난 여름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에서 노머시 스테이지의 한 페이지를 채우는 데 공헌한 직후 크랙베리는 두 번째 EP [Who Am I]를 발매하였다. 작년의 EP [Destruction Of The Void]를 잇는 깊이에 더해 앨범을 채운 소리의 내구성은, 이들의 신보가 전작을 능가할 만한 철근육이라는 걸 느끼게 한다. 신작의 이름으로 마련된 밴드의 앨범 쇼케이스를 앞두고, 공연 준비로 인해 빠진 리더 임희윤을 제외한 크랙베리의 멤버 3인과 만나 [Who Am I]의 이모저모에 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 정리 허희필

 

[Who Am I] 작년에 이은 두 번째 EP다. 전작에 비해 러닝타임은 압축된 대신 곡 하나하나의 코어가 세졌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설명해달라.

김효주 일단은 우리가 작년에 냈었던 EP를 기준으로 러닝타임을 짧게 짧게 내자는 주의가 강해졌다. 아무래도 곡 길이를 짧게 하는 게 추세이지 않은가? 그래서 최대한 그 안에서 소위 말해 뽕을 뽑을까싶어서, 급하게 준비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두 번째 EP.

 

앞으로도 짧게 낼 생각인가.

김효주 짧게 내는 스탠스는 유지할 것 같다. 우리가 이번 앨범에서 고생을 많이, 타이트하게 해서 다음 앨범은 좀 더 대중적인 노선을 잡고 듣기 편한 음악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명섭이는 죽겠지만(웃음) 보컬이 잘 나오면 그렇게 갈 것 같다.

송명섭 나는 그냥 곡이 나오는 대로 할 생각이다.

박기택 난 실험적인 걸 좋아하기 때문에 다음 앨범은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이다.

 

이번 EP를 듣기로는, 어떻게 보면 전작보다 리듬 파트가 더 강화된 면도 느껴진다. 후반작업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 밴드야 없겠지만 크랙베리는 유달리 사운드의 강도(레코딩 혹은 믹싱)랄지 선명도(마스터링)가 두드러지는 편인데 전작을 포함해서 신보 역시 긴 시간을 들여 그렇듯 완벽을 기한 건지에 관해서 말해달라.

김효주 첫 번째로는 만만만 스튜디오의 엔지니어께서 사운드를 잘 만져주셔서 그 점이 사운드 생성에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작업을 할 때 녹음 자체나 악기들은 특히 기타, 베이스의 경우 집에서 각자 홈 레코딩을 해서 에디팅을 한 다음 넘겨주고, 드럼의 경우도 녹음 스튜디오가 따로 있어서 녹음하여 넘겨주며 작업한다. 그리고 단톡방을 만들어서 거기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의견 조율을 한다. 그런 뒤에 사운드적인 부분에 관한 요구는 엔지니어에게 하나하나 말씀드리며 하였다.

 

완벽주의에 가까운 건가.

김효주 완벽주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리더인 임희윤이 강박증이 심한 편이다. 꼼꼼한 성격의 친구이고, 리더가 디렉팅을 하다 보니 미루어지고 또 미뤄진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이번앨범의 경우에도 타이트하게 가다 보니 그 점이 더 심화된 게 아닌가 싶다. 어떻게든 듣기 좋은 음악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해주면 될 것 같다.

 

각 파트별 녹음은 어떻게 하였는지와 더불어 장비들은 어떤 걸 쓰며 작업하였는지에 관한 말도 듣고 싶다.

김효주 기타는 쉑터 리퍼 엘리트 7(Reaper Elite 7)을 쓰고 있고, 녹음 프로그램은 로직 프로를 썼다. 플러그인 등은 뉴럴 DSP 놀리를 써서 녹음하였다. 임희윤의 경우 스펙터 5현 베이스로 녹음하였고, 그 역시 뉴럴 DSP의 파랄렉스(Parallax)를 기반으로 레코딩했고 마찬가지로 로직 프로도 썼다.

박기택 드럼은 스튜디오에 있는 드럼을 쓰긴 했는데, 나 같은 경우는 심벌 조합에 있어 조금 다르게 쓴 편이다. 곡마다 같은 심벌을 쓰지 않았고, 템포별 그루브에 따라서 다르게 썼다. 이전 앨범에서는 HHX 콤플렉스 사비안 등 좀 다크한 심벌을 많이 썼다. 이번에도 물론 쓰긴 썼지만, 스래쉬한 심벌이나 하이톤을 많이 가져간 심벌도 썼다. 우리 노래가 좋게 말하면 무겁기도 하고 어찌 보면 떡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전작이랑 비교했을 때 심벌마저 다크해져서 드럼 톤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위쪽으로 쏘는 심벌을 많이 가져가며 조화를 준 편이다. 드럼의 기본 세팅이야 스튜디오에서 마련하기 때문에 거기에 내가 크게 손을 댄 부분은 없지만, 이번 앨범은 심벌에 투자를 하여 그로 인해 다른 사운드를 꾀하긴 하였다.

송명섭 나는 곡마다 다른데, AKG 사의 C414랑 슈어의 SM7B를 블렌딩했다. 마이크를 그렇게 같이 녹음하고, 필요한 만큼 섞어서 그걸 모노 소스로 익스포팅한 다음에 믹싱 엔지니어에게 보냈고, 프리앰프는 따로 없었지만, 아폴로 X8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녹음하였다.

 

 

타이틀인 ‘Who Am I’ 뮤직비디오는 광인 혹은 병자가 된 화자가 화면을 채우는데, 타이틀 뮤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송명섭 오늘 공연 때 영상이 나온다. 따로 이야기하자면 속칭 뒤지게힘들었다(웃음).

박기택 명섭이가 주연이라, 사실 조연도 잠깐 나오는지라 주연 위주의 신(scene)이 많았다.

송명섭 사실상 나만 찍은 느낌이었다. 옷이 너무 깨끗하니까 촬영 날에 비가 왔는데 옷이 너무 깨끗해서 젖은 아스팔트에 옷을 비비적거리면서 입어서(웃음) 그냥 찍어도 힘든데, 춥고 배고팠다. 심지어 내가 행복해지면 안 되니까, 몰입이 깨지면 시간이 딜레이되니까 그게 싫어서 최대한 열심히 찍었다. 난 배우가 아니고 뮤비 찍는 걸 싫어하는데도 그냥 찍었다. 개인적으로 웃겼던 건 효주 형이 기택을 해부하는 컷이 있는데, 붕대 같은 건 내가 감고 있는 게 너무 웃겼다. 그것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방독면 쓰는 게 무서웠다. 영상으로 보는 거랑 실제로 보는 느낌이 다르다.

김효주 여기서 반박하자면, 난 내가 그 장면에서 귀여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무서웠다고 이야기한다. 귀엽다고 해야 한다(웃음).

박기택 카와이(かわいい)(웃음).

 

크랙베리의 음악을 관통하는 화두는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삶에 대한 통찰’인 것 같다. 평소에 멤버들이 느끼는 삶의 즐거움이나 고충은 어디서 오는지에 관해서 묻고 싶다.

김효주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황금만능주의적이라 느낄 수 있지만 돈이 있으면 윤택해지니까 고달파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 부분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건 밴드하는 거다. 무대 위에서 기타 연주하고 공연하고 이런 점이 즐겁다. 멤버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게 정말 좋다. 무대 위에 오르면 자유로워지고 상식적인 선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표출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송명섭 사는 것 자체가 좀 그렇다. 인간 혐오가 좀 있다(웃음). 그런데 즐거운 건 사소한 데서 많이 온다. 돈 없으면 없는 대로 라면 사서 여자 친구랑 김치랑 라면 먹으면서 유튜브 보면서 깔깔거린다거나, 공연 끝나고 먹는 맥주 한 캔이라던가 이런 것들 때문에 살지 않나 싶다. 그나마 다른 사람들은 성취나 만남에서 오는 행복을 느끼지만 난 그런 거 잘 없고 바로 내 앞에 있는 사소한 걸로 행복을 채운다.

박기택 음악하는 과정이 즐겁다. 게임을 하면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지만 사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가. 그런 것처럼 음악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한편 스트레스도 받는다. 나 혼자 하는 음악이 아니다 보니. 그 순간이나 과정은 짜증이 나지만 트러블이 나도 그 순간만 짜증 나지 사실 다 좋다. 그런 데서 즐거움을 많이 찾고 있고 삶에서도 비슷하다. 레슨 하면서 사람들 만나는 것도 재밌고 서로 음악 얘기하는 것도 즐겁다. 안 좋은 부분이야 금방 털어내는 편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아이돌 스케줄처럼 나 스스로를 굴리는 것도 좋아한다(웃음). 매순간 감사하게 산다.

 

아무래도 크랙베리 노래 가사를 보면 보편적인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포효하듯 직설적으로 내뱉는 부분이 있다 보니, 그러한 음악을 만드는 멤버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감각들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다.

송명섭 나는 개인적으로 가사를 더 꼬거나 내용을 더 담고 싶은데, 리더가 그런 걸 원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유치하다 느낀다. 너무 직설적이고 일차원적이라. 무언가 그래서 깊이를 담아내곤 싶은데 그런 부분이 아쉽긴 하다.

 

가사에 고민을 많이 하는 거 같다.

송명섭 나는 하는데, 적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Lope’라는 곡의 경우에는 문법적으로 안 맞고 그런 단어 자체를 안 쓰는데도, 그게 입에 착 붙는다거나 노트가 맞는다는 이유로 넣기도 하였다. 그런 때에는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빨리 내야 하니까 하는 느낌으로도 했다.

박기택 나는 영어를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잘 안 쓰는 단어를 쓴다 해야 하나? 어투가 좋으니까 쓰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철권’이나 ‘스트리터 파이터’의 대결 신호가 들어있는 ‘VS’가 듣기엔 가장 짜릿하고 재밌었다. 멤버들이 매번 무대를 준비하거나 오르는 마음가짐도 혹시 링 위 진입을 앞둔 격투가의 심경과 비슷한지 듣고 싶다.

김효주 그건 아닌데, ‘VS’의 경우 원래 게임을 주제로 가려 했다가 곡명이 곡명이다 보니 격투기로도 느낌이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 들었을 때 나오는 효과음인 “Round 1, Round 2”하는 소리는 내가 직접 녹음한 거다. 다른 이들은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링 위에 오르기 전 다질 결의라고... 그런데 정작 멤버들하고 곡을 썼을 때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고, 게임이나 여러 가지 주제가 나왔었는데 최종적으로 가사를 쓰다 보니 느낌도 느낌이거니와 링 위에서 의 각오가 더 강해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나 싶다.

송명섭 이 노래 한정으로 말하자면 난 이 곡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 보컬이 별로 없다. 그래서 좋다. 보컬이 단순하고 적어서 좋은데 한편으로는 실험적이다 보니까 억지로 캐치하려는 느낌이 맘에 들진 않는다. 그래도 라이브에선 제일 좋아하는 곡이다. 제일 할 게 없다 보니(웃음). 다른 세션들은 힘들 거다. 노래가 엄청 어렵기 때문이다. 연주 난이도가 있고 템포도 빠르다. 비비는 노트는 기타로 치면 거의 없다. 드럼은 어떤지 모르겠다. 가이드를 보통 우리가 찍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곡은 기택이 찍었기 때문에 그 손맛이 있으면서 콤비네이션도 화려하고 어려울 거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박기택 드럼도 힘들다. 말하였듯 이번 경우는 드럼인 내가 가이드를 찍었다. 이 곡을 만들 때는 우리가 툭툭 던진 말들에서 나오긴 했다. “이런 장치를 넣어보자”, “게임처럼 해보자해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런 느낌으로 나올지는 몰랐는데 디벨롭(Develop)도 많이 되고 편곡도 많이 됐다. 뺀 것도 있고 넣은 것도 있고 하면서 굉장히 실험적이었다. 그 까닭이 툭툭 던지는 아이디어를 쑤셔 넣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디어의 배설기 같은 느낌이다(웃음). 초반 작업은 재밌고 웃기게 하였는데...

송명섭 후반 편곡은 힘들었다.

박기택 정리가 안 되어있어서, 던진 것들을 모아다가 정리하려다 보니 기억이 안나고 답도 안 나온거다. 그게 조금 힘들긴 하였다.

송명섭 특별한 마음가짐은 없는 거 같네 격투가의 마인드(웃음).

박기택 격투가?는 아닌 거 같다. 전투한다는 느낌은 없으니까.

 

혹 정규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지 예고한다면?

김효주 그건 리더 임희윤이 정규 앨범을 낼 계획은 없어서, 나야 있긴 하지만,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갑자기 리더가 심경의 변화가 오지 않는 이상 발매 계획은 아직 없는 걸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송명섭 나는 크랙베리에서 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내고 싶다. 10곡 모아서 미리 내지 않고, 짜깁기 안 하고서 10곡을 딱 쌓아서 내보고는 싶다. “정규를 혼자서? 갑자기?”하는 이런 느낌으로 하고 싶다.

 

친숙함과 철저함을 겸비한 밴드로서 크랙베리가 꿈꾸는 음악적 방향에 관하여 말씀 부탁한다.

김효주 메탈 음악을 하며 돈 벌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은 기회가 잘 맞아떨어져서 해외에서 공연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다운로드페스티벌도 있고, 바켄, 헬페스트도 있고, 그런 대형 페스티벌도 나갈 수 있다면 싶은 바람도 있으니까. 음악적인 방향은 모르겠다. 그때그때 다를 수 있긴 한데 메탈이란 노선을 최대한 유지하되,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에, 메탈이란 장르 자체가 다시금 대중에게 각광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명섭 지금의 EP보다 조금 더 짜임새 있었으면 좋겠다. 멤버들이 납득하는 곡이 나왔으면 좋겠고, 음악성보다도 메시지적으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왜냐하면 그게 음악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운드가 아무리 좋아도 어쩌라고?” 이렇게밖에 안 느껴지는 곡이 있고 반대로 통기타 하나 들고 노래하는데 와닿을 수도 있는 거고. 결국 사람 마음에 가는 곡이 있기 마련인데, 개인적으로 이번 EP가 도파민에 절어있는지라 내 성향엔 맞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더 템포가 빠르더라도 컴(Calm)한 느낌의 노래를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될지는 모르겠다.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박기택 나도 비슷한 맥락인데, 서사나 스토리텔링을 중시하긴 한다. 그런 앨범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은 방향은 있다. 장면에 얽매이지 않게 스펙트럼을 넓혀 보고픈 마음이 크다. 그렇게 폭을 넓히고 이야기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남들이 들었을 때도 얘들이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하는지 싶은 재밌는 요소들이 있지 않겠는가? 놀라움을 선사하거나 다양하게 해보고 싶은, 그렇다고 장르를 선회하는 게 아니라 우리 색깔을 가져간 채로 스펙트럼을 넓히는 식이면 좋겠다. 작업하다 보면 이 장르에선 이런 걸 안 쓰잖아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 나도 종종 하는 말이지만 그런 게 어딨냐는 거다. 재밌는 인디 밴드가 되고 싶다. 그게 진짜 인디 아니겠나. 그리고 아까 질문했던 것 중에 이번 앨범이 좀 빡세다 하였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부연하자면 리더인 희윤 형의 영향이 컸다. 그때 형이 하드코어에 깊이 빠져 있었다. 그런 요소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Fxxk Yourself’는 대놓고 이런 하드코어적인 느낌을 하나 만들자고 하여 탄생한 거고, 다른 노래들도 하드코어까진 아니지만 그런 요소들이 있다. 멜로디나 리듬 단위에 있어 그런 게 실려있다. 은근히 하드코어한 것들이 믹스되어 나온 결과라 보면 된다.

 

사운드가 더 세진 터라, 그런 사운드를 선호하는 마니아에게는 더 어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송명섭 나는 개인적으로 메탈을 안 듣는다.

박기택 나도 안 듣는다(웃음).

송명섭 나는 주로 포스트그런지 쪽을 많이 듣는다. 도트리(Daughtry)나 브로큰 발렌타인(Broken Valentine)이랑 메탈 쪽으로 와도 슬립 씨어리(Sleep Theory)라는 팀이 있다. 멜로딕한 거 위주로 듣는지라... 물론 슬립낫(Slipknot) 좋아하고 스크리밍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의 취향은 포스트그런지에 있다. 하드코어해지면 부르기에는 좋고 테크닉적으로도 재밌다. 아예 곡을 나누어 가져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긴 하다. 예를 들어 이번 앨범을 두고 말하더라도 ‘Fxxk Yourself’ 다음 멜로디컬한 노래 하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헤비메탈 마니아 혹은 헤비메탈 음악을 활력소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송명섭 소비자분들이나 헤비메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계속 좋아해 주시고, 한국 헤비메탈의 흐름을 잘 관찰해 보시면서 쏙쏙 맘에 드는 걸 뽑아 드시길 권한다. 직접 이 음악을 하고 싶은 분들은 심사숙고하셔서(전원 웃음), 완벽하라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각오와 준비를 하고 하셔야 이 장르에 동기부여를 붙잡고 갈 수 있을 거다. 그래야지만 험난하고 황폐한 메탈 세상에서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각오하시라(웃음).

박기택 듣는 입장에서는 즐겨주시는 게 가장 좋다. 많이 들어주시고, 이것도 처음에 봤을 땐 충격이 있는데 그걸 잃지 않고 마음 잘 지켜서 들어주신다면 좋다. 음악 하시는 분들도 똑같다. 이 장르가 시장이 좁긴 하지만, 그 사람이 그렇다고 다른 장르를 하여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고 싶은 음악 하셔서 소리 지르시고 하는 게 정답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비틀스(The Beatles) 노래했어도 성공 못 했다.

송명섭 좋아하는 걸 하는 건데.

박기택 그래서 좋아하시는 걸 하라.

송명섭 어느 정도 성취를 원하는 분들은 각오하고 즐기고 플레이하는 분들은 즐기라. 그런데 애초에 성취를 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도 궁금하긴 하다. 그런 돌연변이가 흔치 않을 거 같지만 있다면 보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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