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icide, 당신들의 마음을 지배하러 사타닉 데쓰메틀의 군주가 돌아왔다.

MONTHLY ISSUE/OCTOBER 2013



일반적으로는 잘 사용되지도 않으며, 종교인라면 더욱 불경스러움은 물론이고 입에 담기조차 힘든 단어를 밴드 이름으로 삼아 데쓰메틀 계열을 대표해온 밴드가 있으니 바로 디어사이드. 초기의 걸작 사운드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물이 이렇게 완성되었고 데쓰메틀의 군주는 다시 돌아와 듣는 이들을 지배하려 한다.


글 성우진 | 사진제공 Dope Entertainment


온통 락 음악에 몰입하며 핫뮤직 편집장을 하고 있던 그 예전 시절 이야기를 잠깐 해야겠다. 손에는 해골 반지 몇 개를 끼고 있었고, 그 무렵에 선물을 받아 아끼며 착용하던 목걸이가 바로 디어사이드의 것이었다. 평소가 늘 그런 모습이었으니 아무 생각 없이 하루는 그 차림 그대로 교회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가하기 위해 교회 건물 입구에서 서성대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일부 사람들이 힐끔거리더니 이내 쏘아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불쾌한 얼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런가 싶어 이상하게 생각도 했었지만 이내 그 커다란 목걸이의 ‘Deicide’란 단어와 악마의 형상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야말로 교회 앞에서 무언의 시위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는데, 사실 처음 접하게 되면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을 단어라 발음에서부터 난감해지며 대개는 ‘다이사이드’ ‘데이시드’ 등으로 발음하기 십상인 디어사이드는 “신을 죽이다” 혹은 “신을 죽인 자”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단어이다. 어찌 보면 서양에서는 더 극악무도하고 불경스럽기 이를 데 없는 단어를 밴드 명으로 삼아 사타닉 데스 메탈 내지는 브루털 데스 메탈의 최고봉이자 상징처럼 활동해온 인물이 바로 디어사이드의 핵심이자 보컬리스트인 글렌 벤튼(Glen Benton)이다. 뒤늦게 밴드에 가세하긴 했지만 그는 마치 디어사이드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밴드에 최적화 되며 이 디어사이드만의 이미지와 소문들을 만들어냈던 공로자인 것이다. 그 어떤 미국 플로리다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여타 데스 메탈 밴드들 보다도 반기독교적이고 사티니즘과 오컬트적인 내용을 밴드의 특성으로 내세운 디어사이드는 그런 이유들로 화제를 만들어 가는데 성공했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영악하게 밴드의 이미지를 구축시킨 밴드라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사실 매니아들 사이에서 떠돌던 디어사이드, 특히 글렌 벤튼에 관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은 숱하게 전해져 오는데다가 그를 더 신비하고 독특한 인물로 격상시켰던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이미지들과 이야기들을 간직한 채 디어사이드와 직접 마주할 수 있었던 기회는 한창 절정기를 누리고 있던 부산국제락페스티벌에서 기획과 진행을 맡아 하고 있을 당시였는데, 얼마나 까다롭고 무서울지, 혹은 어떤 황당한 요구를 할지, 또는 무대에서 특별한(?) 매너나 멘트를 해서 공연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정말 온갖 생각들과 고민들이 많기도 했는데 역시 그런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었다. 음악과 무대 외의 면을 본다면 글렌 벤튼은 그저 덩치가 조금 큰 락 뮤지션 중 하나일 뿐으로 특별히 까다롭다거나 무섭다거나 하는 면은 거의 느낄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  




WRITTEN BY
파라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