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락팔라스트(Rockpalast)’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는 최고의 라이브 프로그램이자, 락 페스티벌로까지 확대된 이름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미국 PBS의 ‘오스틴 시티 리미츠(Austin City Limits)’와 함께 진정 엄선된 블루스, 락, 포크, 하드락 명인들의 쟁쟁한 역사를 기록해오고 있다.
글 조일동 | 사진 Stefan Heilemann
두 프로그램의 강점은 인기 뿐 아니라 연주 하나로 승부하는 실력파에게만 무대를 허락한다는 데 있다. 뛰어난 음질과 정갈한 영상 연출 덕분에 출연 아티스트의 백카달로그를 정리하는 DVD나 박스세트에 단골로 소환된다. 2013년 락팔라스트는 유럽의 ‘크로스로즈 페스티벌(Crossroads Festival)’과 손잡고 라이브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싱글 두 장 발표한 게 이력의 전부인 4인조 밴드가 이 무대에 오른 모습이 전파를 탔다. 그리고 관객과 시청자 모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흰색 깁슨 플라잉V 기타와 역시 흰색의 리켄베커 베이스를 든 두 젊디젊은 연주자는 아무렇지 않게 우리에게 익숙한 바로 그 블루스락 전설들의 소리(곡이 아니다)를 쏟아낸다.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마운틴(Mountain), 플리트우드 맥(Peter Green's Fleetwood Mac), 크림(Cream), 블랙 새버쓰(Black Sabbath) 1집, 샌프란시스코 로컬 씬을 휩쓸던 1960년대 말 산타나(Santana) 등 화려했던 선배들의 잔향이 귀를 휙휙 스쳐간다.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합주를 자랑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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