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바닥이 좁다 하되 블랙메탈만한 데가 있을까. 그러나 개개인의 능력치가 넓고 좁음을 능가하는 분야도 한국 블랙메탈 필드다. 이 필드에서 최근 독특한 감각으로 입소문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밴드 흑염소를 만났다.
글 한명륜 | 사진 한명륜
27호가 나갈 무렵에는 이미 없어져 있을 공연장인 살롱 바다비. 10월의 어느 일요일, 그 바다비 맞은편 육식동물의 이름을 가진 카페에서 흑염소(Huqueymsaw)의 세 멤버와 마주했다. 초면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 공연장도 아닌 카페에서, 아예 콥스페인팅을 하고 인터뷰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공연 40분 전에 가진 인터뷰인지라, 인터뷰를 마치면 200여 미터를 걸어가야 할 텐데도 심지훈(V, B), 김준(G), 문바(Munba; D) 세 명이 각각 번갈아가며 페인팅을 하고 와주었다. “문바의 콥스페인팅이 가장 숙련됐다고 할 수 있다. 보지 않고도 슥슥 칠하면 완성돼 있다. 그에 비해 나머지 멤버들은 거울을 봐야 할 수 있는 정도다. 그나저나 이러고 바다비까지 어떻게 걸어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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