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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WEB ONLY

FLORENCE + THE MACHINE, 대담한 묘사와 사적인 리리시즘을 통해 희망을 찾아나서는 신작.

인디 록 신의 우아한 카리스마, 언제나 신비스러운 감성과 판타지적인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플로렌스 웰치가 자신의 밴드 더 머신과 함께 4년만에 컴백했다. [High As Hope]란 타이틀로 지난 여름 발매되었는데, ‘Sky Full of Song’, ‘Hunger’ 등이 빌보드 록 차트 톱 10 히트를 기록했으며, 앨범은 발매 첫 주에 8만 4천장의 세일즈를 기록하면서 빌보드 앨범차트 2위, 영국에서도 2위로 데뷔했다. 이처럼, 발매와 동시에 무난한 차트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신작 [High As Hope]는 이전의 앨범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 담겨있다. 
글 박현준

플로렌스 앤 더 머신(Florence + the Machine)에게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첫 넘버원 앨범이 되어준 [How Big, How Blue, How Beautiful](2015) 앨범 당시 플로렌스 웰치(Florence Welch)는 막 서른이 되었고, 술주정뱅이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고, 데뷔 후 10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 그녀는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중인데, 전보다 성숙하고, 현명해진 모습이다. 이번 신작에 수록된 10곡의 수록곡을 통해서 그녀의 감정적인 깊이를 담아내고 있다. 전작보다 훨씬 간결하고, 심플한 프로덕션이 가미되었으며, 마음의 상처와 자전적 고백, 외로움/고독 안에 내포된 자아, 그리고 가족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테마들을 탐구하고 있다. 이같은 플로렌스 웰치의 사적인 리리시즘은 그녀의 치명적인 보컬과 어우러져 평단으로부터는 긍정적인 리뷰를 얻어냈다. 

플로렌스 웰치는 [High As Hope]라는 타이틀에 대해서, “이번 앨범에는 고독과 외로움이 있고, 그동안 내가 싸워왔던 소문들과 고통 같은 것들이 담겨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우선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번 앨범 타이틀을 가져오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본래 타이틀은 다른 것을 생각했었다고 한다. “앨범 타이틀을 The ‘End Of Love’로 하려고 했었다. 실제로 궁핍해져버린 사랑의 끝을 보았다. 그런 부족함으로부터 사랑의 끝은 오기 마련이지만, 이것을 통해 더 크고 광범위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아내려 했다.” 앨범 수록곡이기도 한 ‘The End Of Love’는 그녀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할머니에 관한 곡이다. 참고로 그녀는 2집 [Ceremonials](2011)에 수록된 ‘Only If For A Night’를 통해서도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바 있다.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곡들은 플로렌스 웰치의 사적인 부분에서 시작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대담무쌍한 노랫말들이 신작을 관통하고 있다. 싱글 커트 된 ‘Hunger’에서는 “17살부터 스스로를 갈구하기 시작했다”라고 노래하며 식이 장애에 관한 심각했던 순간의 고백들을 연약하면서도 자신감 넘치게 노래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The End Of Love’에서도 “발코니에서 몸을 내던졌어 /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수년 전 나의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이란 운명적 서사를 대담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여동생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인 ‘Grace’에서는 “넌 내가 가장 못되게 굴었던 아이 / 그건 네가 오직 나만 사랑했기 때문이야”라며, 지난 시절 그릇된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있다.

에미넴(Eminem),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브루노 마스(Bruno Mars), 펀(fun.)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던 에밀 헤이니(Emile Haynie)와 플로렌스 웰치 본인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가운데, 재즈의 새로운 아이콘 카마시 워싱턴(Kamasi Washington)이 3곡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런 연주나 편곡 속에서도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엔진은 단연 플로렌스 웰치다! 신작 [High As Hope]는 경지에 다다른 듯한 목소리와 대담한 묘사와 사적인 리리시즘을 통해 희망을 찾아나서는 플로렌스 웰치의 솔직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HIGH AS HOPE
2018 ● Universa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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