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록메탈계를 대표하는 밴드 심포니 엑스의 리더로 잘 알려진 마이클 로메오가 1994년 발매한 첫 번째 솔로 앨범 [The Dark Chapter]에 이어 24년 만에 두 번째 솔로앨범 [War Of The Worlds / Pt. 1]을 발매하였다.
글 ShuhA
한국에서야(실은 해외에서도) 프록메탈 하면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를 먼저 떠올리는 메탈 팬들이 대부분이지만, 철저한 구성미와 테크닉으로 청자를 매혹시키는 드림 씨어터 이외에도 파워메탈과 네오 클래시컬메탈의 서정적인 선율을 도입한 밴드 역시 프록메탈계의 한축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후자의 프록메탈을 대표하는 밴드 심포니 엑스(Symphony X)는 1994년 뉴저지에서 결성된 밴드로 95년부터 함께 한 보컬리스트 러셀 알렌(Russel Allen)역시 메탈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멜로디면 멜로디, 테크닉이면 테크닉, 어느 하나 모자란 것 없는 음악을 들려준 심포니 엑스만으론 넘쳐흐르는 창작욕을 채우기 부족했던 것일까, 무려 24년 만에 마이클 로메오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매 하였다. 전작 [The Dark Chapter]와 비교하자면 전자의 것이 철저히 기타 인스트루먼틀로 기타의 테크닉에 초점을 맞추어 완성된 네오 클래시컬/프록메탈 음반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24년이란 시간에 걸맞게 변화한 모던 헤비니스/프록 메탈뿐만 아니라 EDM, 덥스텝 등의 사운드를 반영한 음반으로 신예 보컬리스트 릭 카스텔라노(Rick Castellano)를 영입하여 심포니 엑스와는 다른 보다 현대적인 악곡을 선보이고 있다.
두터운 스트링이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는 인트로 ‘Introduction’에 이어 릭 카스텔라노의 패기에 찬 보컬이 인상적인 ‘Fear The Unknown’은 스래쉬계 넘버로 후렴의 멜로디에서는 메탈코어와 같은 모던 헤비니스의 영향이 반영되었으며, 기타 솔로에서는 안정적인 얼터네이트 속주와 스윕 등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이면서도 쉽게 귀에 내려앉는 멜로디의 흐름을 유지해나가는 마이클 로메오의 연륜이 느껴진다. 이어지는 ‘Black’은 단순하지만 변칙적인 리프의 인트로가 탄성을 자아내는 곡으로 이 곡의 보컬라인은 러셀 알렌이 재적중인 아드레날린 맙(Adrenaline Mob)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우직하게 다운 피킹으로 리듬을 연주하다가 피아노솔로-스트링-기타솔로로 이어지는 전개 역시 자연스럽다.
인트로의 테마를 변주한 ‘F*cking Robots’는 제목에서 예상하였듯 본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파격적인 트랙으로 왜곡된 덥스텝과 심포닉 스트링, 테크니컬 기타솔로가 융합된 21세기형 슈레딩 메탈이라 할 수 있겠다. 이어지는 ‘Djinn’는 묵직함이 느껴지는 미들템포로 시작, 관악기를 내세운 오케스트라를 통해 이국적인 중근동의 멜로디에 도전하고 있다. ‘Believe’는 피아노 선율이 이끄는 발라드 넘버로 드림 씨어터의 ‘Surrounded’를 즐겨 들었던 팬이라면 이곡 역시 매력적으로 느낄 듯하다. ‘Differences’는 호소력 짙은 보컬 릭 카스텔라노의 역량이 돋보이는 곡으로 기타솔로에선 태핑과 레가토에 아밍을 섞어 트리키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War Machine’은 본 앨범의 타이틀 넘버와 같은 연주곡으로 오케스트라와 함께 전개되는 기타솔로 인트로가 팀 버튼(Tim Burton)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Oblivion’은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가 흥겨운 곡이며 마지막 곡인 ‘Constellations’는 작은 소품곡처럼 시작하여 점점 스케일을 키워가는 편곡이 만족스럽다.
네오 클래시컬, 슈레딩 기타의 위상이 과거와 같지 않은 오늘. 신(scene)을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중 한명인 마이클 로메오가 24년 만에 발매한 두 번째 앨범은 그가 단순히 과거의 영광에 얽매어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흐름을 과감히 받아들일 줄 아는 진짜 뮤지션 이란 사실을 확인하게끔 한다. 과거의 슈레딩 기타를 기억하는 올드팬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음반. ‘Pt. 2’를 기대하게 한다.
WAR OF THE WORLDS / PT. 1
2018 ○ Mascot Label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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