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ELLITTERI, THE NATURE OF THE LIGHT SPEED.

광속의 기타리스트 크리스 임펠리테리, 11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 이번에도 청자를 숨넘어가게 하는 초광속의 솔로가 가득하다!

글 ShuhA

몇 년 전 크리스 임펠리테리(Chris Impellitteri)가 보컬리스트 랍 락(Rob rock), 베테랑 베이시스트 루디 사르조(Rudy Sarzo)와 함께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 서기위해 왔을 때 들었던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레코딩에서 들려주던 그 뻑뻑하고 날카로운 속주를 라이브에서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의심이 무색할 만큼 임펠리테리는 특유의 광속 속주를 무대에서 자유자재로 선보였고 결국 그날의 공연은 그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전작 [Venom]에 이른 3년만의 신작 [The Nature Of The Beast]를 들고 돌아왔다. 이번에도 라인업은 전작과 동일하게 기타에 크리스 임펠리테리, 보컬에 랍 락, 베이스에 1992년부터 그와 호흡을 맞춰온 제임스 아멜리오 풀리(James Amelio Pulli), 드럼에 슬레이어(Slayer), 테스타먼트(Testament), 애니메탈 USA(Animetal USA) 등을 거친 존 데트(John Dette)가 참여했다. 

임펠리테리의 음악을 그동안 즐겨온 팬이라면 익숙할 아메리칸 하드록에 기초를 둔 날카로운 기타솔로가 가득하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Hypocrisy’는 명곡 ‘Rat Race’ 등을 떠올리게 하는 저돌적인 스피드 넘버로 안정적인 드러밍을 들려주는 존 데트의 드럼과 묵직한 중저음의 톤을 뽑아내는 랍 락의 보컬에도 집중할 만 하다. 이어지는 ‘Masquerade’는 제목처럼 화려한 터치의 곡으로 켜켜이 쌓인 랍 락의 코러스 라인과 대비되는 저음의 기타 리프가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앨범 발매 전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Run For Your Life’는 앨범의 타이틀 넘버와 같은 곡으로 고전 공포영화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효과음과 함께 임펠리테리 팬이라면 누구나 기대 했을 정통파 헤비메탈이 작렬한다. 한번만 들어도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후렴의 멜로디가 일품이며 그에 이어지는 템포 다운과 플렌저를 살짝 걸어둔 기타 솔로가 인상적이다. 

임펠리테리의 솔로를 들으면 단순히 속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잘 만들어진 기타솔로가 그렇듯이 기승전결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지는 멜로디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더욱 감탄하게 된다. 이 곡에서의 솔로 역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플렌저가 살짝 걸린 리프로 시작하여 고음현의 속주에서 멜로디를 풀어가는 센스가 누구보다 눈에 띄는 테크닉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곡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 ‘조화’가 느껴진다. 이어지는 ‘Phantom Of The Opera’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작품 ‘오페라의 유령’을 임펠리테리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곡으로 원곡을 떠올리며 듣자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곡이다. ‘Gates Of Hell’는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공격적인 스피드 넘버이며 이어지는 ‘Wonder World’는 비교적 완만한 속도의 미들템포 곡이며 ‘Man Of War’는 태핑으로 시작하는 인트로가 인상적인 역시 헤드뱅잉하기 좋은 미들템포의 곡이다. ‘Symptom Of The Universe’는 다시 등장하는 질주계의 넘버로 30여년이란 시간동안 헤비메탈계가 많은 유행으로 명멸하는 가운데 자신의 음악성을 유지하고 있는 임펠리테리의 고집이 느껴지는 곡이다. 

임펠리테리라는 이름을 아는 메탈팬이라면 굳이 이 앨범의 필요성을 언급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겠지만, 원조 슈레딩 헤비메탈 사운드를 200% 담고 있는 앨범이다. 

THE NATURE OF THE BEAST
2018 ● Evolution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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