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ING WITCHES, 스위스를 대표하는 여성 4인조 파워메탈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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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성환

아틀라스 앤 액시즈(Atlas & Axis)라는 밴드에서 활동하던 기타리스트 로마나 칼쿨(Romana Kalkuhl)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여성 멤버들로만 구성된 메탈 밴드를 결성하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었다. 자신과 함께할 수 있는 적절한 파트너들을 섭외하느라 몇 년을 보낸 그녀는 마침내 베이시스트 제닌 그롭(Jeanine Grob)과 드러머 라라 프리쉬크넥트(Lala Frischknecht), 그리고 보컬리스트 세라이나 텔리(Seraina Telli), 세컨 기타리스트 알레아 위스(Alea Wyss)를 섭외하여 밴드의 최초 라인업을 결성했다. 

2016년에 그들이 직접 제작해 발표한 첫 번째 싱글 겸 데모 CD [Burning Witches]는 <메탈 해머(Metal Hammer)>나 <록 하드(Rock Hard)>에서 ‘이 달의 데모’로 뽑힐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2017년에는 홈 레코딩 방식으로 제작한 정식 데뷔앨범이자 역시 셀프 타이틀인 [Burning Witches]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구매희망자들에게 판매했다. 이 앨범에는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Jawbreaker’의 커버 버전을 포함 11곡이 담겼으며, 스위스 앨범 차트 73위까지 오르는 반응을 얻었다. 

첫 앨범의 발매 이후 그들은 바로 두 번째 작업에 들어갔는데, 2018년 2월 밴드가 뉴클리어 블래스트(Nuclear Blast) 레이블과 계약을 맺으면서 그들은 자국을 넘어서 보다 국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집 녹음 과정에서 세컨드 기타리스트가 네덜란드 출신의 소니아 뉴셀더(Sonia Nusselder)로 교체되었고, 같은 해 11월에 정규 2집 [Hexenhammer]가 공개되었다. 디오(Dio)의 대표곡 ‘Holy Diver’를 커버한 버전이 수록된 이 앨범은 앨범의 주요곡들이 내용상 느슨하게 하나의 콘셉트 앨범의 성격을 띤 작품이었으며, 독일과 스위스 앨범 차트에 랭크되면서 보다 많은 이들이 밴드의 이름을 익히게 도와주었다. 그러나 이 앨범의 히트 이후 보컬리스트 세라이나가 자신의 밴드 데드 비너스(Dead Venus)를 결성하기 위해 그룹을 떠나자, 네덜란드 밴드 섀도우라이즈(Shadowrise) 출신의 보컬리스트 로라 굴데몬드(Laura Guldemond)를 영입했다. 

2019년 여름 바켄 오픈 에어(Wacken Open Air) 등 다수의 유럽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한 이들은 데뷔작부터 그들과 함께 했던 포 풀베르(VO Pulver)와 마르셀 쉬르머(Marcel Schirmer, 독일의 대표 스래쉬메탈 밴드 디스트럭션의 베이시스트다)의 프로듀싱으로 제작한 정규 3집 [Dance With The Devil]을 2020년 3월 공개했다. 그러나 앨범 발매 직후 소니아 역시 밴드를 떠나면서 새 세컨드 기타리스트 라리사 에른스트(Larissa Ernst)가 합류해 현재 활동 중이다. 

앞서 언급했던 그들이 앨범 속에 커버했던 트랙들에서 보듯, 그들의 음악 속에는 1980년대의(특히 NWOBHM 시대의) 메탈 사운드의 특징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이번 앨범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과 주다스 프리스트에게서 우리가 친숙하게 들었던 질주하는 기타 워크와 정교한 솔로잉이 빛나는 트윈 기타 연주, 그리고 마치 여성 롭 핼포드(Rob Halford)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강렬한 금속성 샤우팅을 들려주는 로라의 보컬은 수많은 남성 밴드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강렬함을 선사한다. 

 


앨범의 실질적 첫 곡인 ‘Lucid Nightmare’의 엄청난 중량감부터 살짝 1980년대 전반기 8비트 메탈 사운드와 NWOBHM의 스타일이 융합된 ‘Dance With The Devil’, 아이언 메이든이 부럽지 않을 놀라운 안정된 질주감과 기타 애드립을 들려주는 ‘Wings Of Steel’, 다분히 주다스 프리스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Six Feet Underground’, 로라가 들려줄 수 있는 보컬 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확인할 수 있는 ‘Sea Of Lies’, 진중하고 마성의 분위기를 탑재한 ‘Necronomicom’, 인상적인 트윈 기타 훅, 합주를 담은 ‘The Final Fight’ 등이 앨범을 대표하는 트랙들이다. 특히 앨범마다 삽입하는 선배 밴드들의 커버 트랙으로 이번에는 매노워(Manowar)의 대표곡 ‘Battle Hymn’을 선택했는데, 직접 원곡을 연주한 기타리스트 로스 더 보스(Ross the Boss)와 심포니 엑스(Symphony X)의 베이시스트 마이클 레폰드(Michael Lepond)까지 게스트로 초빙해 원곡의 장엄함과 긴장감에 전혀 뒤지지 않는 커버 버전을 완성해냈다.  

2010년대에 등장한 버닝 위치스가 들려주는 정통 1980년대식 파워 메탈의 정석과 같은 연주들은 [Dance With The Devil]에서 이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졌고, 특히 보컬리스트 로라의 합류가 보다 다양한 가창의 폭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 밴드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스위스와 유럽을 넘어 보다 넓은 세계에서 그들이 더 큰 날갯짓을 할 날이 오리라 기대해본다. 
      
DANCE WITH THE DEVIL
2020 ○ Nuclear B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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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파라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