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LICA, “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20년 전에도 우리가 해봐서 잘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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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리카의 오랜 팬들이라면 아직도 가슴 한쪽에 품어놓는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이 “너네들이 와라! S.F.로~”라고 하는 바람에 그를 영입하기 위해 주 무대가 샌프란시스코가 되어버린 헤비메탈계의 제왕 밴드. 마이클 케이먼이 이끌던 저명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이런 연유들로 인해 협연했던 [S&M] 라이브 실황이 선보인지도 “벌써 이렇게 오래 됐어?!”라고 반문할 정도로 20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메탈리카는 베이스 연주자가 교체됐고,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역시 뮤직 디렉터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두 바뀐 상황이다. 연주 레퍼토리도 꽤 변경되고 현대적인 기술력까지 더해진 [S&M 2]가 다시 팬들의 눈과 귀를 풍족하게 해주며 자극한다.
글 성우진

메탈리카(Metallica)라는 밴드와 팬들에게도 아주 특별한 경험과 기억을 갖게 해준 라이브 실황 [S&M]은 베이시스트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가 마지막으로 함께 해서 출시된 라이브이기도 했고, 밴드에게는 200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The Call Of Ktulu’로 트로피를 갖게 해준 음반이자 영상물이다. 밴드의 근거지가 샌프란시스코였기에 이런 점 등을 바탕으로 하여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쪽에서 제안을 했다는 이 역사적인 작업은 이제 메탈리카의 디스코그래피와 영상물 목록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다.

[S&M] 출시 이후 들어온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요(Robert Trujillo)를 포함해서 메탈리카의 멤버들은 한두살 차이기 때문에 이제 모두 60세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헤비메탈, 그것도 쓰래쉬 메탈을 추구하는 로커들로는 적지 않은 나이고 힘에 부치는 때이기도 하다. 

[S&M]이 나오고 20년이 되는 해였던 2019년 9월 6일과 8일에, 이전엔 그 누구도 콘서트로 사용하지 않았던 장소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 센터(Chase Center) 그 넓은 경기장. 이미 경험이 있는 메탈리카의 멤버 세 명도 새로 바뀐 오케스트라의 뮤직 디렉터와 수석지휘자, 연주하는 단원들이 낯설었을 것이며 잔뜩 긴장하고 이전의 영상과 음반으로 공부하고 준비했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연주자들도 그렇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현장에서 관람한 관객들 모두 ‘긴장’이라는 상황 속이었을 것이다. 20년 후 다시 조우하며 마이클 케이먼(Michael Kamen)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에도 다시 연주하는 이들이 있었다면 더 뜻 깊을 수 있었겠다. 하지만 [S&M]이 나오기 이전인 1997년부터 다발성경화증을 진단받아 앓고 있던 마이클은 2003년 11월 18일에 영국 런던에서 50대 중반의 안타까운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샌프란시스코의 음악감독은 마이클 틸슨 토마스(Michael Tilson Thomas)가 임기를 끝내는 기간이었고, 20년의 세월이 흐르며 교향악단의 단원들도 모두 교체되어 이전의 기억이 있던 연주자들은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잔뜩 겁도 먹고 일부는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보이며 자리에 앉아있던 심포니 단원들 사이로 역시 세월을 그대로 몸에 맞은 메탈리카 멤버들은 첫 경험인 로버트 트루히요까지 포함해 각기 다른 크기의 원형 스크린 4개가 기하학적으로 매달려 있는 장관이 펼쳐진 중앙 무대에 오르게 된다. 평소엔 웃통도 잘 벗는 드러머 라스(Lars Ulrich)는 포지션의 특성상 티셔츠를 입고 드럼 세트에 자리 잡았고, 수트 재킷을 차려입은 로버트와(연주 중에 재킷을 벗고 검정색 와이셔츠만 남게 되지만) 그나마 반팔 티셔츠가 아닌 깃이 있는 셔츠를 착용한 제임스에 커크(Kirk Hammett)는 가죽 재킷까지 갖춰 입고 등장했다. 이번에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연주하는 영화 ‘석양의 무법자’의 삽입곡 ‘The Ecstasy Of Gold’로 시작되고 바로 이어 ‘The Call Of The Ktulu’로 이어지는 시작부분은 1999년 진행과 같다. 메탈리카 팬들이라면 이 음악이 나와야 콘서트가 시작되나보다 하고 인식하게 되는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 작곡의 ‘석양의 무법자’ 음악은 보컬리스트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가 심취한 영화이자 음악이라 메탈리카 공연마다 오프닝 타이틀곡처럼 사용하게 됐다. 

 


[S&M]과 비교해보면 [S&M 2]는 다소 품위(?!)를 지키는 듯했던 이전 커버 디자인과는 외형부터 다르고 내용도 그렇다. 창이나 번개처럼 형상화된 메탈리카의 상징 이니셜 ‘M’자가 첼로를 깨부수는 모습이라 이제야 제대로 헤비메탈 같기도 하고, 새로이 심포니 협연에 참여하는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히요를 다소 배려한 듯 [St. Anger]에서는 주로 어쿠스틱 형식으로 공연 때 소화하는 ‘All Within My Hands’ 하나만 채택됐고 나머지는 [Death Magnetic](‘The Day That Never Comes’, ‘The Unforgiven III’)과 [Hard Wired... to Self-Destruct](‘Confusion’, ‘Moth Into Flame’, ‘Halo On Fire’) 앨범 수록곡이다. 1탄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 9곡이 새로 채택되어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음악감독이자 지휘자이기도 한 마이클이 골랐고 이전 시도에서는 없었던 러시아 작곡가들의 순수 클래식 음악 2곡과 세상을 떠난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을 추모하며 그가 만든 1집 수록곡 ‘(Anesthesia) Pulling Teeth’가 들어가 있다. 특히 공연 중 이 곡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수석 첼로 연주자가 전자더블베이스 악기를 들고 나와 라스와 마주본 채 연주하여 이번 공연의 절정 중 하나로 손꼽힐 수 있겠다. 클래식 레퍼토리들을 소개하자면,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Sergey Prokofiev)가 발레음악으로 만들어서 이란 사람의 한 분파인 스키타이족을 다룬 ‘스키타이 모음곡’ 중 2악장인 ‘The Enemy God And The Dance Of The Dark Spirits’는 악마가 등장하고 악마가 불러낸 사악한 무리들이 추는 춤곡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역시 러시아의 작곡가인 알렉산드르 모솔로프(Alexander Mosolov)의 작품인 ‘The Iron Foundry, Op. 19’는 일명 기계들의 음악이라고도 불리며, 강철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모습이 표현된 1920년대 미래파 현대 클래식 스타일이다.

“클래식 음악이 추구하는 것 중 하나는 오아시스에 데려가듯이 마음에 힐링을 주는 것이다. 메탈리카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던 마이클 틸슨 토마스도 종종 지휘봉을 잡긴 했지만, 금속 징이 두 줄로 박힌 검정색 셔츠를 분위기에 맞춰 입고 열정적인 록 정신으로 몸짓과 지휘를 한 메인 지휘자 에드윈 아웃워터(Edwin Outwater)는 이번 [S&M 2]에서 빠지면 안 될 주요 인물이다.

특별하게도 이 공연의 음원은 2020년 8월 28일에 공식으로 배포됐는데, 이례적으로 영상물은 작년부터 미리 공개되고 판매가 시작되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모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점에서 독점으로 2020년 5월 말부터 6월초까지 약 2주 정도만 정식 상영을 했다. 메탈리카 골수팬이라면 코로나19 와중이었던 그때여서 관객 몇 명 없이 즐겼다는 후기도 꽤 남아있기도 하다.  

 


[S&M]에도 참여했던 세 명의 멤버들은 여유 있는 마음으로 세월과 연륜의 흔적까지 더해 “20년 전에 이미 해본 거라 잘 알고 있고 더 잘 할 수 있다”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연 후반 ‘Pulling Teeth’로 시작해 ‘Wherever I May Roam’, ‘One’, ‘Master Of Puppets’, ‘Nothing Else Matters’로 이어지며 ‘Enter Sandman’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45분 전후의 시간은, 강약 조절로 팬들을 쥐고 흔들며 “이래도 참을 수 있어?!” 하는 절묘한 하이라이트 형식 선곡 배치이기도 하다. ‘멋진 속편’이란 현실로 존재하는 것이다!

S&M 2
2020 ○ Universal Music


 

METALLICA, 우리보다 더 메탈적일 수 있어?... 그 누구든지 상대 해주마!

지난 2017년 1월 네 번째 내한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던 헤비메탈 계열의 지존이자 대표 밴드 메탈리카. 결성 이후 36년간 누적된 10여 장의 정규 앨범은 기본이고 방대한 기록과 업적들을 굳이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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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파라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