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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REPORT

개러지 페스트 현장 스케치

취재, 글 송명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행스럽게 중증 감염자의 숫자가 줄며 조금씩 공연장의 묵혀놨던 조명과 음향 시스템에 전원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26일 5시 부터는 대전의 복합문화공간인 대전 프랑스문화원 ‘앙트르뽀’에서 개러지 페스트(Garage Fest.)가 개최됐습니다. 개러지 페스트는 원래 지난 2020년 8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 차례 취소됐고, 1년 6개월여가 지나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5시부터 열린 공연에는 역시 코로나-19의 정중앙에서 치러지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공연장 입구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꼼꼼히 체크한 뒤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버블 엑스, 퍼플 유토피아, 샷걸, 모비 딕, 그리고 모비 딕과 신대철의 합동 무대 순서로 진행된 공연은 순서당 약 30분으로 정해진 타임테이블 시간을 지키며 예정된 7시 30분에 맞춰 끝났고, 필요한 곳에 배치된 스태프들의 매끄러운 행사 진행도 돋보였습니다. 한 장르에 치우치지 않은 라인업 덕분인지 객석에는 폭넓은 연령층이 자리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공연을 즐겼습니다.

출연자들이 무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개러지 페스트는 이번 행사 이후 꾸준하게 이어나갈 행사입니다. 때문에 음향과 조명 등 많은 부분에 신경 쓴 주최측의 욕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연장의 규모의 비해 오버스펙이 아니었나합니다. 특히 무대 앞에서 화염을 뿜는 장치는 무대나 객석과 너무 가까이에 있어 자칫 안전사고를 우려할 만했지만, 특별히 펜스는 물론 경고 문구나 안내 멘트가 없었습니다. 공연 홍보 때 이야기했던 입체 음향의 이머시브 시스템은 제가 장소를 계속 옮겨가며 공연을 취재했던 탓인지 제대로 체험하기 힘들었습니다.

공연장인 앙트르뽀는 공연에 있어서 장단점이 확실한 장소였습니다. 이미 대전의 숨은 명소로 입소문이 난 것처럼 적당한 규모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그리고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의 이점을 살린 여유로운 분위기 등은 타 공연장에서 보기 힘든 장점이었습니다. 반면 복합문화공간이긴 했지만 전문 공연장은 아니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명과 음향시설이 따로 들어와야 했습니다. 기존 공간을 손해 보는 건 당연한 결과였고, 역시 원래 이곳에 비치됐던 편안하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소파를 객석으로 사용하며 관객의 동선이 답답하게 제한되었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물론 사소한 몇몇 부분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행사였고, 이후 이어질 공연에 대한 기대를 가지기에도 충분한 공연이었습니다. 흔히 ‘문화의 불모지’로 불리는 대전이란 곳에서 첫 공연으로 이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주최측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앞서 오버스펙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지만, 이 장비에 맞춘 규모의 더욱 큰 공연장이나 야외에서 열리는 개러지 페스트 역시 기대해봄직 합니다. 마스크를 벗고 답답한 의자에서 일어나 마음껏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버블 엑스 주하 ⓒ 송명하
퍼플 유토피아 ⓒ 송명하
샷걸 ⓒ 송명하
샷걸 ⓒ 송명하
모비 딕 ⓒ 송명하
모비 딕 + 신대철 ⓒ 송명하
모비 딕 + 신대철 ⓒ 송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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