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태호
2018년 [And Nothing Hurt]를 발표한 스피리추얼라이즈드(Spiritualized)는 마지막을 암시했다. 상당한 고립감과 두려움을 느낀 밴드 수장 제이슨 피어스(Jason Pierce)는 레코딩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쏟으면 다른 일은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밴드가 투어를 마칠 무렵 팬데믹이 시작됐다. 얼마 뒤 영국 정부는 강력한 록다운을 시행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당황하고 현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제이슨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고독한 창작이 익숙했던 음악가가 팬데믹 시대에 새로 시작할 힘을 얻은 것이다. 록다운 직전 곳곳에 흩어진 조각들을 합치며 원격으로 새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갑자기 황량해진 런던을 거닐고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창작의 원천이 됐다. 최근 인터뷰에서 “산책은 같은 연주를 반복하는 음악과 비슷하다”라고 밝힌 제이슨은 또다시 아름답고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초기 앨범 넉 장을 다시 손본 재발매 캠페인도 함께 시작했다.
※ 파라노이드 통권 34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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