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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JUNE 2014

Unchained, 눅진한 밴드, 묵직한 앨범.




오래 활동을 했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음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론 공들인 시간에 비해 너무나 허접한 결과물로 마무리 되는 경우를 만난다. 14년의 활동 끝에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내놨다면 박수를 치기 전에 일말의 두려움부터 생긴다. 


글 조일동 | 사진제공 Rock Mania


그래서 밴드는 시계 소리를 첫 곡 ‘Lucid Dream’의 인트로에 집어넣은 모양이다. 이 노래는 첫 정규 앨범을 여는 첫 노래라는 역사적 의미 외에도 언체인드(Unchained)의 미래를 조망하는 트랙이며, 밴드 스스로의 다짐과도 같은 곡이다. 언체인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부산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앨리스 인 체인스(Alice In Chains)를 연상시키는 연주로 점차 인지도를 높여갔으나 2005년 인상적인 EP [Push Me]만 남기곤 또 다시 로컬 무대로 침잠한 바 있다. 동료, 선후배들이 모두 서울로, 서울로 향하는 와중에도 끝끝내 부산 무대를 지켰던 밴드, 언체인드. 그러나 앨범작업이 미뤄지면서 부산 밖에선 소식조차 알 수 없는 밴드가 되어갔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밴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단단한 음악적 성취를 들려주는 길 뿐이다. 마침내 언체인드는 정규 앨범 [가시]로 14년의 의미를 묵직하게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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