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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MAY 2014

김추자, [늦기 전에](1969) ~ [It's Not Too Last](2014)



김추자의 기자회견이 있은 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텐아시아의 권석정 기자와 잠시 이 음반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난 김추자가 복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 뒤 열린 ‘리사이틀’ 역시도 같은 이유를 들어, 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기억 속의 김추자로 남기고 싶다는 것이었다.


글 송명하 | 사진 최규성


난 솔직히 어려서부터 김추자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기억이 남을 무렵부터 김추자의 이름은 어디에나 존재했다. 맞다. 하나의 대명사처럼 이름으로 존재했단 얘기가 맞을 듯하다. 부모님들이 TV의 채널의 소유권을 쥐고 있을 당시, 김추자가 TV에 나오면 아이들은 다른 방에 가 있던지, 밖에 나가 놀아야했다. 지금 생각한다면 이는 단지 ‘19금’의 딱지를 붙이고 떼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소유에 대한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모든 곳이 꽉 막혀 옴짝달싹하기 힘들었던 그 때, TV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그 시절, 퇴근하고 열쇠로 TV장을 열어야 온 가족이 TV를 볼 수 있던 바로 그 시절이다. 그들은 독특한 웨이브와 한편의 에로 비디오에서 음성파일만 추출한 것 같은 특유의 발성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김추자는 그런 가수였다. 그런 김추자가 복귀를 선언했다. 그것도 33년만에. 그 때 내가 했던 생각이 바로 우리의 부모님들 세대가 했던 소유에 대한 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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