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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ISSUE

MY DYING BRIDE, ‘암흑적’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굳건한 수호자 글 김원석 이른바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대중음악이 세계 무대에 커다란 충격으로 엄습한 것은 비단 1970년대 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경제 호황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던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 초반 언더그라운드 헤비메탈 신에서 꿈틀대던 어두운 사운드들이 전 세계에 암울한 관념의 공습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 시기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 아나테마(Anathema)와 더불어 마이 다잉 브라이드(My Dying Bride)가 당시 이들과 계약을 했던 신생 레이블의 이름을 딴 ‘피스빌 3대장(The Peaceville Three)’의 일원으로서 그 암흑적인 영향력을 선보일 채비를 갖춘 상태였다. 1990년, 보컬의 애런 스테인소프(Aaron Stainthor.. 더보기
DARKEST HOUR, 미국에서 멜로딕 데스메탈의 권위를 지켜가는 글 김원석 리듬에 엑센트가 강하게 새겨진 음악적 구성과 더불어 서정적이거나 단조성의 화성과 선율을 가미한 역동적인 음악들은 예나 지금이나 듣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악성(樂聖)’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을 누구보다 아름답게 해석했다던 지휘자 브루노 발터(Bruno Walter)는 K550번 G단조 교향곡 40번을 가리켜 ‘달리는 슬픔’, ‘역동하는 아름다움’ 등의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템포가 빠르면서 서정적인 멜로디를 담겨 있는 음악이 갖는 매력에 대해 설파했다. 가장 극단적인 익스트림메탈 가운데서도 많은 이들이 멜로딕 데스메탈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역동하는, 또는 격렬하고 흉폭한 리듬 라인을 뚫고 듣는 이의 귀를 잡아당기며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드는 멜로디의.. 더보기
LUCIFER, 다시 무게 중심을 둠메탈로 이동시킨 밴드의 최고작 글 송명하 요하나 사도니스(Johanna Sadonis)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베를린에서 태어나 LA에서 죽고, 스톡홀름에서 부활했다는 프로필이 있다. 그녀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LA에서 3년 동안 머무는 동안 개인적으로 끔찍한 일을 겪었고, 마치 세계의 종말을 마주한 것 같았던 개인적인 사건 때문이다. 죽음에서 비극이나 슬픔보다 편안함을 발견하게 된 건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요하나는 힘든 상황을 극복하던 당시에 대해 “굴곡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거다. 큰 것을 보았기 때문에 작은 것들은 실제로 날 쓰러트릴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난 나 자신을 끌어내는 법을 배웠다. 인생이 아무리 엉망이라도 한 번뿐이고, 사람은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상황이 끔찍하더라도 그걸 활용하려고 노.. 더보기
FOLTERKAMMER, 소프라노와 클래시컬한 편곡의 세련된 블랙메탈 앙상블 글 김원석 익스트림메탈계에서 여성이 밴드의 프런트 보컬로 활약한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러나 가창의 형태가 격렬한 음악에 어울리는 짐승 같은 그로울링 또는 악귀의 속삭임 같은 스크리밍이 아닌 클린 보컬, 그것도 성악적 발성 형태인 정통 소프라노 보컬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지난 2020년 헤비메탈 레이블인 길르앗 미디어(Gilead Media)와 계약한 뒤 [Die Lederpredigt]으로 데뷔한 미국 출신의 블랙메탈 밴드 폴터카머(Folterkammer)는 여성 보컬리스트 안드로메다 아나키아(Andromeda Anarchia)가 프런트를 꿰차고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성악적인 소프라노 발성과 블랙메탈 특유의 스크리밍 발성을 유연하게 오가는 독특한 보컬 패턴으로 주목받고 있다. ※ .. 더보기
BRIGHT & BLACK, 발트해 연안 국가의 익스트림메탈, 오케스트라와 만나다. 글 송명하 록 음악인과 오케스트라의 만남이 그렇게 신선한 시도는 분명 아니다. 메탈리카(Metallica)의 [S&M](1999)이나 스콜피언즈(Scorpions)의 [Moment Of Glory](2000)처럼 단순히 밴드의 대표곡을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것은 물론 지휘자 루이스 바칼로프(Luis Enríquez Bacalov)가 주도한 창작곡을 협연한 뉴 트롤즈(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시리즈, 오잔나(Osanna)가 맡은 OST [Milano Calibro 9](1972), 일 로베쇼 델라 메달랴(Il Rovescio Della Medaglia)의 이색작 [Contaminazione](1973)와 같은 경우도 있다. 또 록 밴드 멤버가 만든 곡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딥 .. 더보기
NEW YEARS DAY, 그윽한 감상 포인트를 지닌 신보 발표한 글 고종석 SNS에서 자신을 잘 포장하는 이들이 있다. 어떤 이는 누군가를 은근히 저격하거나 폄훼하고, 사람들은 제대로 된 진실도 모른 채 대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애가 닳기도 한다. 누군가 SNS는 일기장도, 친목의 장도 아니라고 열변을 토한다. 아니다!? SNS는 글 쓰는 이의 일상과 생각을 담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이들과 교류하는 공간이다. SNS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정보도 무궁무진하다. 엄밀히 SNS를 끊은 지 오래된 지금, 이 글의 본연에 집중한다. 2000년대 초중반 SNS 서비스를 지향하던 싸이월드는 대한민국 인구의 대다수가 사용할 정도로 인기 있는 플랫폼이었다. 프리챌의 유료화 이후 급성장했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의 등장, 페이스북과 같은 해외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등장으로 사장되었.. 더보기
LUTHARO, 캐나다에서 탄생한 전천후 헤비메탈 밴드 글 김원석 루타로(Lutharo)는 2014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해밀턴에서 결성된 ‘전방위적인’ 헤비메탈 밴드이다. 헤비메탈 밴드들의 데이터베이스가 상세하게 아카이빙 되는 온라인 메탈 위키 서비스 에서는 루타로의 음악적 방향성에 대해 ‘멜로딕데쓰/파워/스래쉬메탈이라는 알쏭달쏭한 정의를 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세 가지 카테고리를 전방위적으로 오간다는 의미에서 ‘전천후’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확실하게 이해를 돕는게 아닐까 한다.루타로는 2014년을 기점으로 그 전에는 인카르나다인(Incarnadin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였고 셀프타이틀 데뷔작을 EP [Incarnadine](2015)로도 발표한 적이 있었으나, 그 해를 기점으로 현재의 밴드네임인 루타로로 변경하였다. 이 고유명사는 ‘마법사’ .. 더보기
EXIT EDEN, 매혹을 넘어 매력적인 창작곡을 가미한 글 고종석 비가 내린 후 볕이 내리쬐는 지방의 어느 카페였다. 얼음이 유독 많이 담긴 커피는 검붉은 색감 못잖게 텁텁했다. 후더운 바깥 공기와 다름없는 실내 온도는 서서히 짜증을 불러냈다. 음악과 거리가 먼 듯한 인테리어, 그럼에도 나지막하게 흐르는 음악은 저니(Journey)와 CCR, 케니 지(Kenny G)를 지나 낯익은 멜로디에 이르고 있었다. ‘Total Eclipse Of The Heart’였다. 노래방에서도 쉽게 부를 만큼 너무 많이 듣고 흥얼거리던 곡이다. 올라오던 짜증이 가득 찼기 때문일까. 음을 따라가지 않아 다행스러웠다. 그런데 “이 곡, 원곡이 아니다. 뭔가 다르다.”, “미트 로프(Meat Loaf)가 다른 가수와 듀엣으로 불렀나?” 조금 더 유심히 듣던 곡의 목소리는 조 카커(J.. 더보기
THE SMILE, 라디오헤드 공백을 지운 탄탄한 행보 글 윤태호 2016년 [A Moon Shaped Pool]을 발표하고 2년간 투어를 펼친 라디오헤드(Radiohead)는 6년째 멈춰있다. 하지만 모든 멤버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조니 그린우드(Jonny Greenwood)와 톰 요크(Thom Yorke), 그리고 선즈 오브 케멧(Sons Of Kemet)의 톰 스키너(Tom Skinner)가 스마일(The Smile)로 라디오헤드 세계를 확장해 공백을 체감하기 어렵다.답답했던 록다운 시기에 조니가 리프를 만들며 시작한 프로젝트답게 스마일의 작업 속도는 라디오헤드보다 빠르다. 지난해 6월에 선공개한 ‘Bending Hectic’은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용한 포크 같은 출발점에서 위태로운 지점을 향하는 8분대의 대담한 곡이다. 디스토.. 더보기
LIAM GALLAGHER JOHN SQUIRE, 스톤 로지스에 녹아든 오아시스 글 윤태호 1988년, 맨체스터 클럽에서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 공연을 관람한 16살 소년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는 “나도 저런 멋진 밴드를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근처에 있던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도 그랬다. 그 시절 영국 청년들 마음을 사로잡은 스톤 로지스의 영향력은 오아시스(Oasis)가 데뷔한 1990년대 초에도 유효했다.두 장의 앨범으로 전성기를 맞은 오아시스는 1996년 여름 넵워스 파크에서 이틀간 공연했다. 그들이 첫 앙코르로 ‘Champagne Supernova’를 연주할 때 게스트로 초대한 존 스콰이어(John Squire)가 함께 무대에 섰다. 겸손을 모르는 천하의 오아시스가 고개 숙이며 경의를 표한 몇 없는 순간이다. 그리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