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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HUGGAH, 불변의 철컹대는 저음 변박 연구 글 조일동 6년 만에 메슈가가 돌아왔다. 변박이 불규칙하게 치고 들어오는 저음의 향연, 2000년대 이후의 메탈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설파한 밴드, 스웨덴 익스트림메탈의 살아있는 전설, 메슈가(Meshuggah)의 새로운 행보다. 메슈가는 전설은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 연주하는 듯한 극한의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연주(사이로 꼬아대는 장치들을 삽입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뮤직비디오로 먼저 공개된 ‘The Abysmal Eye’와 ‘Broken Cog’는 로봇 같은 테크닉 괴물 밴드가 기계 신체를 만들어 내는 데 이어, 그 기계에 영혼을 불어넣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메슈가의 라이브 영상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밴드의 라이브는 가히 멤버를 갈아 넣는다는 표현 이외에 적절한 묘사 방법을 찾을 수 없기로 유명.. 더보기
MONUMENTS, 탄탄한 라인업의 구축, 표현영역의 횡적 확장 글 송명하 영국출신 프로그레시브메탈 밴드 모뉴먼츠(Monuments)가 네 번째 정규앨범 [In Stasis]를 발표했다. 보컬리스트 앤디 시젝(Andy Cizek)이 처음으로 녹음에 참여한 음반이다. 앤디 시젝은 전임 보컬리스트 크리스 바레토(Chris Barretto)가 2019년 밴드에서 이탈한 뒤 남은 공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밴드의 임시 멤버로 함께했다가 투어를 마친 뒤 정식 멤버가 됐다. 사실 2007년 밴드가 결성된 뒤 단 한 번도 같은 라인업으로 발표한 앨범이 없을 만큼 모뉴먼츠의 내부 사정은 복잡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인 보컬의 가입은 물론 2015년 밴드를 떠났던 드러머 마이크 말리안(Mike Malyan)까지 다시 돌아오며 밴드는 일단 외형적으로 탄탄한 진영을 구축했다. ※ 파라.. 더보기
RAMMSTEIN, 늘 범접할 수 없는 상상력과 관념의 사운드를 선보이는 글 김원석 N.D.H. 사조를 이끌며 독일 메탈계를 주름잡다 지난 1994년 결성되어 지금까지 활동해오고 있는 이들 람슈타인(Rammstein)을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굉장히 많다. 그들이 표출해온 사운드를 연대적으로 본다면 과거, 인더스트리얼 개념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 ‘컴퓨터 스래쉬메탈’ 밴드로 불리던 KMFDM 이후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바 있어 해당 씬의 걸출한 후계자로 봐도 무방하며, 한편 ‘노이에 도이체 헤르테(Neue Deutsche Härte - New German hardness)’ 즉 독일 내 웨이브, 메탈, 인더스트리얼의 크로스 오버적 헤비니스를 꾀하는 음악 사조를 이끄는 선두주자로서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 파라노이드 통권 34호 지면 기사의 일부.. 더보기
CALIBAN, 의미심장한 타이틀을 들고 25년을 맞이한 독일 메탈코어 레전드 글 김원석 스래쉬메탈의 거두를 배출한 에센 출신 메탈코어계 레전드 과거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역병이 무엇인지 역사책 속의 길고 긴 기록으로만 인식하고 있던 어느 날. 기술수준의 발전으로 인한 최고수준의 문명을 향유하고 있던 우리의 우리 삶, 삶의 터전이 갑작스레 ‘지옥’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발생 후 3년이나 지나서야 엔데믹 정도 이야기가 오가는 이 세계적 재난 속에. 염세의 강직도라면 그 누구에 뒤지지 않고 극을 달릴 수 있는 독일 메탈코어 밴드 칼리반(Caliban)이 팀의 25주년을 맞이하기도 하는 다중적으로 의미심장한 새 앨범 [Dystopia]를 내놓았다 ※ 파라노이드 통권 34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더보기
DESTRUCTION, 40년이 지난 시점에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마련한 글 고종석 여전히 호흡하며 다음을 향하고 있는 스래쉬메탈 스래쉬메탈은 펑크와 NWOBHM을 바탕으로 1980년대 초반에 탄생되었던 헤비메탈의 하위 장르로 반복되는 리프와 화려한 솔로 플레이, 극악무도한 보컬과 속도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음악이다. 장르적으로 블랙메탈과 데스메탈 등 1980년대 후반에 탄생된 새로운 헤비메탈의 진격에 지대하게 영향을 줬으며, 그루브와 랩이 가미된 1990년대의 뉴메탈 등의 탄생에도 크게 기여한 장르이다. 대표적인 레이블로 메탈 블레이드와 메가포스, 뉴클리어 블래스트 등이 있으며, 스래쉬메탈의 빅4로 불리는 밴드들과 테스타먼트(Testament), 오버킬(Overkill), 데스 에인절(Death Angel) 등의 밴드가 상징적이다. 1980년대 중후반 남미와 유럽 지역에서 .. 더보기
MOTOR SISTER, 7년 만에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한 특별한 하드록 프로젝트 밴드 글 김성환 모터 시스터(Motor Sister)라는 밴드는 앤스랙스(Anthrax)의 골수 팬이 아니라면 한국의 메탈 팬들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그간 각자의 자리에서 어느 정도 꾸준히 활동해왔던 뮤지션들이 결합한 ‘나름의 슈퍼밴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앞서 앤스랙스의 이름을 언급했던 이유는 바로 이 밴드의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두 멤버가 바로 밴드의 핵심 기타리스트인 스콧 이안(Scott Ian)과 그의 아내이자 미트 로프(Meat Loaf)의 양녀, 그리고 여러 밴드와 백업 싱어 경력을 거쳐 지금은 자신의 밴드 펄(Pearl)을 이끄는 펄 어데이(Pearl Aday)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지금 이 밴드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매.. 더보기
LIAM GALLAGHER, 안정을 찾은 록스타의 더 좋은 날 글 윤태호 스투지스(The Stooges)처럼 요란한 펑크 레코드를 만들고 싶었던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가 돌아왔다. 한결같은 태도가 감지되는 [C'mon You Know]는 세 번째 솔로 앨범 타이틀로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했을 때 리암은 투어를 마치고 쉬는 중이었다. 많은 앨범과 투어를 미룬 팬데믹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집 뒤뜰에 설치한 높은 천막을 펍처럼 애용하고 홈 스튜디오에서 틈틈이 작업하며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첫 싱글 ‘Everything's Electric’은 예상과 달랐다. 지난 앨범의 ‘Shockwave’처럼 익숙한 로큰롤을 선공개하고 으스댈 모습을 떠올렸지만 춤추고 싶은 비트, 매혹적인 코러스, 간결한 전.. 더보기
THE SMILE, 톰 요크와 조니 그린우드의 밴드는 무엇을 회피했는가? 글 권범준 예술가들이 질색하는 질문 중 하나는 저널리스트가 선호하는 개념화 된 물음이다. 오히려 “오늘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는 어땠나요?”같은 잡담을 건드려보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데 혹시 그들과 같은 정치적인 메시지가 들어있나요?”따위의 확실한 규범을 요구하는 질문은 예술가가 먼저 꺼내지 않는 이상 지양해야하는 게 바람직하다. 독자들에게 쉬운 정보전달이 우선인 저널리스트는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개념의 통합을 선호한다. 하지만 예술의 세계는 비개념적이고 모호하다. 음악을 끊임없는 표현이라고 한다면 확실한 건 표현의 끊임없는 진행만이 있을 뿐이다.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리더 톰 요크(Thom Yorke)가 수년간 인터뷰를.. 더보기
ARCADE FIRE, 록 밴드가 사랑하는 록 밴드의 귀환 글 오승해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 포악하고 흉악스러운 전대미문의 위기를 담대하게 버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눈 뜬 이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공포를 안겨주었고, 그로 인해 육체적, 감정적, 정신적으로 고갈된 인간의 내면과 외면은 그저, 이 고통이 빨리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었다. 예술가의 창작물 역시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는 좌절과 슬픔을 노래했고 누군가는 희망을 외쳤다. 2017년, 5집 [Everything Now]를 발표한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는 보다 정치적인 밴드이다. 폐쇄와 단절 속에서도 밴드의 굳건함을 보여주었고 팬들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정의로운 나라가 얼마나 그리웠는.. 더보기
PLACEBO, 다채로운 사운드와 더욱 폭넓은 주제로 8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글 박현준 1990년대 중반, 큐어(The Cure)의 로버트 스미스(Robert Smith)와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를 버무려놓은 것 같았던 플라시보는 프론트 맨 브라이언 몰코(Brian Molko)의 중성적인 개성과 여타 브릿팝 밴드들보다 좀 더 로킹하면서도 시니컬한 매력이 차별화를 이루며 데뷔와 함께 당시 영국 록씬의 새로운 아이콘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전 세계 시장에서도 사랑받아온 이들이다. 수차례 내한공연을 통해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친근한 존재로 남아있는 플라시보. 최근 오랜만에 컴백한 플라시보는 베테랑 밴드답게 좀 더 폭넓은 시선으로 다양한 주제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 파라노이드 통권 34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