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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DE, 포스트펑크를 새긴 스웨이드의 방향 전환 글 윤태호 재결합 이후 처음 발표한 [Bloodsports](2013)는 [Coming Up](1996)처럼 스웨이드(Suede)의 새출발을 알렸다. 그때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은 음악적 성취와 별개로 밴드가 메인스트림에서 벗어난 걸 인지하며 새 그림을 구상한다.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복잡하고 추상적인 걸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아트록에 근접한 [Night Thoughts](2016), [The Blue Hour](2018)로 무르익은 밴드는 더 느리고 실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스웨이드는 팬데믹이 지나간 세상에서 이제 막 결성한 밴드가 낼법한 요란한 사운드를 되살린다. 2016년부터 논의했으나 시기상조라고 여긴 펑크 앨범에 도전한 것이다. 2022년 .. 더보기
CHRISSIE HYNDE, 다가올 겨울의 차가움을 녹이며 함께할 온화한 듀엣 앨범 글 송명하 개인적으로 2021년에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 가운데 하나는 크리시 하인드의 [Standing In The Doorway]였다. 밥 딜런(Bob Dylan)의 노래 가운데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수록곡은 크리시 하인드라는 독특한 필터를 거치면서 코로나-19라는 당시의 힘겨운 상황에 온화한 위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후 크리시 하인드는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텐더스(The Pretenders)로 돌아가 [Relentless](2023)를 공개하며 밴드 역시 건재함을 알린 뒤, 이번엔 다시 솔로 앨범 [Duets Special]을 발표했다. 솔로 앨범으로는 네 번째에 해당하는 앨범이며, 이번 앨범 역시 커버 앨범이다. 하지만 밥 딜런의 곡을 크리시 하인드 혼자 불렀던 지난 앨범과 달.. 더보기
DAVID BYRNE, 그 남자 누구지? 하늘이었나? 데이비드 번, 일상의 단조로움을 깨우다. 글 오승해 가벼운 웃음이 퍼지는 순간, 그 뒤편의 긴장감은 비교적 팽팽하다. 앨범의 첫 곡부터 박수와 웃음소리가 얇은 기타 리프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데, 아니나 다를까.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데이비드 번(David Byrne)다운 인트로다. 일흔이 훌쩍 넘은 이 노장의 뮤지션은 시니컬한 마스크 뒤에 숨겨진 위트와 엉뚱함을 언제나 디폴트로 갖고 있다. 덕분에 그가 무엇을 내보이든 일단 각 잡고 들어보게 된다. [American Utopia](2018)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앨범 [Who Is The Sky?]에는 그만의 여유와 관점, 유머가 담겨 있다. ※ 파라노이드 통권 41호 지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더보기
HAIM,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매들의 선언이 담긴 4번째 정규 앨범 글 박현준 하임(Haim)의 신보 [I Quit]은 단순한 앨범 그 이상이다. 선언문이자, 고백이며, 마침표이자 쉼표다. 2025년 6월 20일, [Women in Music Pt. III](2020) 이후 5년 만에 발매된 이 앨범은 ‘하임의 새출발’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다. 수많은 밴드가 네 번째 정규 앨범 즈음 겪게 되는 진화냐, 반복이냐의 기로에서 하임은 분명 전자를 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아주 ‘하임답게’ 이뤄졌다. 다소 도발적이고 단정적인 느낌을 주는 앨범 타이틀 ‘I Quit’이란 짧은 두 단어에는 단순한 ‘포기’나 ‘중단’의 의미를 넘어서는 어떤 감정과 선언이 담겨 있다. 마치 그동안 쌓아온 것들, 혹은 기대에 갇힌 이미지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듯한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 더보기
TEDESCHI TRUCKS BAND AND LEON RUSSELL, 가장 미국적인, 그리고 지금 미국에 반드시 필요한 음악, 그리고 정신 글 조일동 미국 대중음악은 몇 번의 혁명을 통해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어갔다. 첫 번째는 1900년 전후한 시기, 틴 팬 앨리에서 생산된 낱장 악보(sound sheet)에 담긴 소위 스탠더드 넘버의 확산이다. 유럽 전래 클래식과 민요의 모티브를 대중적으로 추려 AABA 형식으로 간략화한 이 음악이 미국 전역에 보급되면서 특유의 캐치한 코러스를 가진 음악이 미국 음악을 상징하게 된다. 다음 1910년 후반 악보 판매량을 앞지르기 시작한 SP 음반. 3분짜리 대중음악을 만든 SP는 미국 전역으로 재즈를 퍼트린다. 심지어 재즈 클럽이 없는 동네까지도. 마지막으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유럽에서 전투 중인 미군 병사들에게 위문품으로 전해진 소위 레이스 뮤직(race music) 음반. 리듬앤블루스와 컨트리 음악.. 더보기
ROBERT JON & THE WRECK, 젊은 라이브 장인의 아홉 번째 서던록 글 조일동 로버트 존 앤 더 렉(Robert Jon & The Wreck)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하는 밴드, 길 위에서 살고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리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로버트 존(Robert Jon Burrison)을 중심으로 2011년 시작부터 함께해온 드러머 앤드류 에스팬트맨(Andrew Espantman), 2017년부터 리드 기타를 맡은 헨리 제임스(Henry James Schneekluth), 베이시스트 워렌 머렐(Warren Murrel), [Ride Into The Light](2023)부터 합류한 키보디스트 제이크 애버네이디(Jake Abernathie)로 구성된 밴드는 끝없는 투어 와중에 쉼 없이 음반을 발표해 왔다. ※ 파라노이드 통권 41호 지면 기사의 일부.. 더보기
SYNSNAKE, 그간의 활동과 고민, 관계를 담아낸 연작 ‘브이로그(vlog)’ 글 송명하 신스네이크(Synsnake)가 두 번째 정규앨범 [Nodes]를 발매했다. 데뷔앨범 [Fluxus](2021)를 발매하고 4년 만이다. 2015년에 처음 결성해서 이듬해 EP [Revelaction](2016)을 발표하고, 데뷔앨범을 발매할 때까지는 기타리스트 김재민과 보컬리스트 오세라를 제외한 멤버가 전원 교체됐지만, 데뷔앨범부터는 두 멤버와 조성민(보컬), 이로(드럼) 그리고 최현재(베이스)로 구성된 5인조의 탄탄한 라인업이 이어지고 있다. 확고해진 라인업과 함께 밴드는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을 비롯해 베트남과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 열린 아레나급 대형 록 페스티벌에서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는 한편, 2023년 리니지2M OST 가운데 ‘푸른 날개의 소여’, 2024년 .. 더보기
MOOKHON, 다양성을 상실해 버린 국내 음악판에 출사표를 던진 부산발 멜로딕 파워메탈 글 송명하 묵혼(默魂)은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멜로딕 파워메탈 밴드로, 2000년대 초반 결성됐다. 그동안 몇 차례의 멤버교체가 있었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건 2024년부터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시훈(보컬), 김종대(보컬), 이승민(베이스), 송유진(키보드) 그리고 김상포(드럼)로 구성된 안정된 라인업은 원주, 울산, 횡성 등 전국의 밴드 경연대회를 석권하며 그 실력을 증명했고, 시파홀, 무몽크, 사상 인디 스테이션, 금사락, 리얼라이즈 등 크고 작은 무대 공연을 통해 꾸준히 팬층을 늘여가고 있다. 묵혼이라는 밴드 이름은 ‘침묵 속에 깃든 영혼’이라는 의미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정과 신념을 담았다. 밴드의 기타를 맡고 있는 ‘피킹맨’ 김종대는 “고요한 내면에서의 울림을 음.. 더보기
METAL RIDER, 녹슨 엔진을 깨끗이 정비하고 다시 질주를 시작한 중고참 신인 밴드 글 송명하 2024년 결성된 메탈 라이더(Metal Rider)가 데뷔앨범 [You Go To Hell]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이 데뷔앨범이긴 하지만, 사실 메탈 라이더라는 이름으로의 데뷔일 뿐 멤버의 경력은 중고참 격이다. 우선 양성규(Beshas 기타)는 초창기 다운헬(Downhell)의 멤버로 활동했고, 한정호(NOM 베이스) 역시 비슷한 시기 다운헬의 세션 베이시스트 경력이 있다. 유성용(Kitano Yoo)은 여러 밴드를 거쳐 현재는 가디언(Guardian)에서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앨범의 녹음 멤버는 유지혜(Rocking Sally 보컬), 김태균(Podian 기타), 양성규, 유성용, 그리고 한정호였지만, 녹음을 마친 뒤 개인 사정으로 한정호가 탈퇴하고 그 자리엔 유성용과 가디.. 더보기
SWIIMERS, 감각을 헤이려는 자들의 파랑빛 이상(理想) 스위머스는 조미치와 장선웅의 2인조로서 두터운 사운드를 선보이던 밴드다. 오랜 기간 라이브 위주로 그들의 기록을 축적해 온 스위머스가 2025년 10월, 데뷔 10년 만에 첫 정규 앨범 [Swiimers High]를 발매하였다. 둘로만 이루어진 스위머스에는 천금 같은 지원군도 가세하였다. 어느덧 한국 인디의 기둥이 된 9와 숫자들의 9이자 프로듀서인 송재경이 합류하여 작품 창작자로서 스위머스의 퍼즐이 완성된 셈이다. 그렇게 스위머스는 그들 자체로 완연한 셋잇단음표가 되어 리드미컬한 파도를 만들어냈다. 1집 발매 직후, 인터뷰를 통하여 헤엄을 멈추지 않는 밴드 스위머스의 소회를 들여다보았다. 인터뷰, 정리 허희필 활동 10주년에 이르러 발매한 첫 정규 작품이다. 오래 익은 알을 이제야 부화시켰다는 감상이 .. 더보기